너를 위한 해피엔딩
쇼지 유키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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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추억을 먹습니다.

선한 사람의 추억을 갖는 대신 다른 인생을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눈을 감을 때, 행복한 꿈을 꾸게 됩니다.

무엇을 바랄지는 자유입니다. 어떤 것이든지.

당신이 그걸 바란다면.

 

도쿄 변두리에서 대대로 헌책방을 운영하는 홋타 일가의 봄여름가을겨울을 그린 코믹한 복고풍의 장편 <도쿄밴드왜건>

'도쿄밴드왜건' 시리즈 2탄으로 비틀스가 부른 클래식넘버 <쉬 러브스 유 She Loves You>에서 제목을 가져온 유머미스터리 가족소설 <쉬 러브스 유>

서로를 위해서라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다섯 친구 다이, 준페이, 신고, 와료, 히토시. 그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내는 청춘소설 <모닝>

세 작품을 모두 너무나 재밌게 읽은터라 신간소식을 듣자마자 잽싸게 ~

 

“추억을 파시겠습니까? 가장 행복한 순간을 돌려드립니다.” 죽음을 앞둔 일곱 명의 남녀와 '시간을 먹는 사신' 간의 아주 특별한 거래

 

너를 위한 해피엔딩 속에는 데루코의 선택, 끝에서 두 번째 사랑, 그녀가 왔다, J, 산다는 것, 있지 않은 자, 멋진 세상 등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모두 죽음의 문턱에서 추억을 먹는 <바쿠>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추억을 주는 대신 소중한 것을 되찾기 직전이나 잃어버리기 직전으로 돌아가 그걸 손에 넣는 순간부터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이야기다.

그때부터 시작된 날들의 지난 추억은 바쿠가 갖게 되는것. 새로운 인생이 행복할지, 아님 또다시 불행해질지 ~ 어떻게 될지 보장할 수 없음에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사람들. 각각의 주인공들이 그려내는 인생이야기 그 어느것 하나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지만 왜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는지는 마음으로 그대로 전해지더라는 ~

 

소재는 흥미롭지만 7개의 단편에 중복적으로 들어가는 상황과 말 때문에 비교적 가볍게 느껴지는 내용이랄까~

귀성길 무진장 밀리는 고속도로 안에서 여유롭게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연한 걸 평범하게 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거라고 했다. <p.67>

 

사랑을 정의하지는 못한다.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사랑의 형태도 다르다.

하지만 어떤 생각과 형태가 다르더라도 사랑은 유일한 힘이 된다. 그걸 가르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은 누군가에게서 가르침을 받아 아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p.147>

 

"끝이란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런 거예요?"

스님이 고개를 끄떡인다.

"듣고, 보고, 알고, 생각한다. 이것들을 못하게 되면 더 이상 사람이 아닌 게 되는 겁니다." <p.218>

<데루코의 선택>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되찾고 싶은 것을,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다시 하고 싶은 사랑을, <그녀가 왔다>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선택하지 않은 인생을 살게 되고, <J>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돌아가고 싶은 날을 선택하게 되고, <산다는 것>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을 할 기회를, <있지 않은 자>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지우고 싶은 한마디, 없던 걸로 하고 싶은, 말을 되돌리고 싶은 순간으로 돌아가는 기회를, <멋진 세상>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사소하지만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갠적으로 마지막 이야기. <멋진 세상>내용이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영화 헬로우 고스트라던가, 127시간 등등 여러장면이 생각나면서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 

한사람의 말과 선택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 같기도~

 

하지 못한 말, 잡지 못한 인연, 선택하지 못한 기회 등 수많은 후회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전하고 그들이 절대 혼자가 아니었음을 이야기하는 <너를 위한 해피엔딩>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언제일까 한참 생각하게 되던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돌려놓고 싶은 그 한순간은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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