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타 왕조현
유경선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무비스타 왕조현은 띠지에 적힌 글 처럼 읽는 내내 웃음이 나오는 참 재미난 책이다. 작가의 성격 또한 이렇게 밝고 유쾌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만들 정도라는 ~

홍콩 무비스타 왕조현과 동명인인 그녀. 하연 얼굴에 까만 눈망울. 칠흙같이 검은 머리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 아닌 별로 희지도 않은 피부와 힘없는 갈색에 숱마저 탐탁치 않은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 .그다지 튀지 않은 외모의 여자애가 당대 최고 미녀의 이름만 갖고 있어 생기는 고통들에 대해 재미나게 얘기해주고 있는데 그것은 강철 솜 같은 곱슬머리,  심각하게 짙은 주근깨, 11세 이후 절대 자라지 않는 키의 소유자들이 겪는 성장통과는 비교하기도 어렵다 얘기할 정도란다. 내가 그들과 비교당할 정도로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거나 신체적인 특징을 갖은 사람이 아닌지라 그 상황을 온전히 이해한다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그녀의 심적 부담감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 청당동의 한 와인바에서 가슴이 비즈로 장식된 시스루 드레스를 입은 그녀. 근사한 크리스마스 파티라도 있는걸까? 생각했다면 노노노 ~

일주일뒤면 서른 두 살이 될 나이에 남편도 없이, 아니 애인도 없이 <Fashion Passion> 이라는 영화 제작발표회를 진행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영화배우 왕조현이 아닌 홍보팀장 왕조현 으로써. 무비스타 왕조현은 스물다섯에 영화판에 들어와 만 7년만에 팀장 딱지를 딴 그녀의 악전고투 일과 사랑이야기라고나 할까 ~

영화판 팀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선입견이랄까 ~ 굉장히 멋지고 세련됐을 것 같은데 생각외로 빈틈이 많은 여자 왕조현. 그녀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을 읽어내려가다보면 배꼽 빠질지도 모를일. 공연보러 다닌다고 오며가며 지하철에서 책읽다 138페이지 '내 인생의 D-day란' 부분을 읽다 폭소가 터져 뒤로 넘어갈뻔 했다는 ~

가볍게, 재미나게 읽기 딱 좋은 스타일의 책인 것 같다.

 

기분이 묘했다. 울렁울렁 안에서 올라올 것이 없는데도 계속 무언가가 부대꼈고, 전화를 걸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 . .익숙한 외로움이 밀려왔다.

이렇게 가까운 나의 친구들과 편안한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도 말이다.

 

곰이 한말이 생각났다.

삼십대는 무얼해도 외롭고 쓸쓸하고 허탈하기 위한 시간이라고. 이미 다 살아본 사람처럼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로 그런 말을 내뱉었다.

그러고 보니 외로움을 토로할 때마다 그는 그랬다. 사람은 결국 혼자라고. 외로움은 당연한 거라고.

그게 사실이고 운명이라 해도 난 외롭기가 싫었다. 그런 기분이, '우울'이 지독히도 싫어 그 자식을 찾았던 것인데 그 자식은 그저 내게 가르침만 주려고 했었구나. 또다시 나의 이십대가 억울해졌다.

그래, 그래서 술은 안되는구나. 술을 마셨으면 곱게 잠이나 처자지라는,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 오늘은 그냥 잠이나 처자주자꾸나. [p.116]

 

삼십대는 무얼해도 외롭고 쓸쓸하고 허탈하고 위한 시간이라니 ~ 설마~

노력하지 않으면 진짜 그렇게 될거라 은근 겁을 주는 것도 같다. 나의 삼십대가 외롭고 쓸쓸해지지 않도록 나에게 한바가지 웃음을 안겨주다니 . . 이 책이 도와준 듯 ~

재밌는 책읽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즐건 시간을 갖고, 아프지 않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듯 ~

아자아자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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