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잠들지 않는다 - 중국 기업과 자본의 흐름을 한눈에 꿴다
탕야 지음, 김락준 옮김, 안유화 감수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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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잠들지 않는다'는 막연하게 금융 관련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중국 기업과 자본의 흐름을 한눈에 꿰어 볼 수 있는 책

금융개혁개방 이후 중국 자본의 향방을 명쾌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베이징대학교 광화관리학원 금융학과 부교수이자 중국 금융계의 인기 칼럼리스트입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맥길대학교에서 금융학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그래서인지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중국 경제를 바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국 관련 책 답게 책의 말미에 중국어판 추천사를 추가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1장 축의 대이동, '차이나드림'을 열다

16세기 중엽까지 동서양의 금융 의식은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이었으나,

네덜란드가 현대적인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할 때 중국은 사농공상의 계층 구조를 공고히

유지하다 현대적인 금융 시장에서 멀어져 결국 역사 무대에서 좌절을 맛보고 몰락했다는

중국 금융의 성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1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장젠과 위안겅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과거를 단단히 기억하기 위함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인데,

역사가 흐를 수록 '위대함'과 '전설'의 진정한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위안겅이 남긴 것은 단지 몇 개의 기업, 한 곳의 경제기술개발구역 그 이상의 것임을 기억하며

우리 나라에도 나라를 사랑하는 경제인들이 일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2장 중국 자본시장을 꿰는 15가지 프레임

2장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핵심을 이루는 글들입니다.

중국 금융관리감독제도의 미흡함을 보여주는 글로 시작합니다.

15.9.15일의 하락장과 9.16일의 상승장은 중국 증감회와 중국 은감회의 싸움이었음을 기억하며

중국의 통일된 금융시장에서 두 관리감독기관의 분할 통치가 결국 문제를 터트렸다고 합니다.

'판야 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희소금속거래라는 거창한 외투를 벗기면 결국 민간자금을 갈취한 폰지사기에 불과하다 합니다.

판야 비극의 배후는 무질서한 손입니다.

지방정부나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기관은 가만히 있지 못하는 자신의 손을 잘 간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가 리스크 관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난 땅꼬마에다 뚱순이지만 이상형은 박보검, 송중기예요"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대답들을

과도한 관리감독, 고수익 실현, 리스크 감내 등으로 풀어낸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광다증권 주문 실수 사건을 다루면서 모든 금융 리스크는 인재라고 설명하고 있고,

A 증시 폭락, 부동산 버블과 인구 충격, 주식 시장에 대한 기대, 창업과 혁신에서 화려한 장식을

떼어낸다면, 경제성장의 급류에 휩쓸린 사람들을 다룹니다.

정책 당국이 짓는 그럴싸한 표어에는 무수한 국민의 기나긴 일생이 담겨있다면서

모든 웅대한 전략 뒤에는 정든 고향을 떠나 가정을 이루고 자녀 교육에 공을 들인 무수한 국민의

희생을 비롯해 국가 산업의 희비와 운명을 같이한 숱한 국민의 삶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중국 정부는 더없이 의지가 굳고 낙관적인 중국인 개개인에게 영원히 감사해야 한다고 합니다.


3장 시장 결정자들은 무엇에 주목하는가?

3장에서는 전문 금융 이론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미시금융학, 포트폴리오 이론, 리스크-수익, 수급 분석, 주식시장의 투기적 요소,

선물옵션과 예금 보험제도, 자산증권화, 관리감독의 중요성 등

날로 복잡해지는 금융 강호에서 칼에 맞지 않으려면 복잡함 속에서 간단함을 읽을 수 있는

금융 소양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중국어판 추천사에 보면 저자에 대해 어려운 이론을 툭 까놓고 설명하기 위해 현실에 맞는 것을

끝까지 파헤쳤고 현실 세계의 사소한 일도 탐색해서 투사처럼 구름을 걷어내고 모두가 해를

볼 수 있게 날카로운 필체로 사건의 본질을 밝히고 있다고 칭찬합니다.


저자의 삶의 자세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끔 '가장 좋은 삶의 자세는 뭘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지혜, 강인함, 호학 정신을 기르고 여기에 약간의 열정과 장난기를 보탠 삶이 아닐까 싶다.

이를 무공 연마에 비유하면 지혜와 강인함과 호학 정신을 기르는 것은 검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과 같고, 약간의 열정과 장난기는 검을 쓰는 단계를 넘어 정신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수준과 같다.

설령 재능이 있어도 있는 듯 없는 듯 자유롭게 경지를 넘나드는 최고 수준은 흥미를 느껴야 발휘할

수 있다. ... 우리는 명징한 듯하면서도 혼란스러운 이 세상에서 맑게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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