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진화 - 유전자와 운 사이
요시카와 히로미쓰 지음, 양지연 옮김 / 목수책방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지금까지 읽었던 진화론 책과는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보통 창조론이 틀렸고 그 이유에 대해서 증거를 제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책은 진화론은 옳은데 그들 진영에서의 치열한 대립을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방식으로 진화론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라 신선한 느낌. 일본인 특유의 어마어마한 깊이? 나쁘게 말하면 하나에 대한 엄청난 집착의 산물.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익숙한 광고카피. 이 책 전반부에서 주장은 저 말을 거울로 비춘 듯한 “멸종한 종은 운이 나빴을 뿐 열등해서는 아니다.” 그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할애합니다. 결국 현재 존재함은 행운이니 마음껏 누려야겠다는 뭐 그런 생각을… 다음 생은 개뿔!!!


후반부는 진화론계에서 거인으로 성장한 리처드 도킨스와 대립한 제이 굴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익숙한 과학적 접근이 아니라 철학과 역사적 접근이라 생소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대학원 때 유전자 알고리즘(Genetic Algorithm) 활용기술 개발관련에 참여한 경력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모든 책과 다른 진화론 관련 책을 읽었으나 제이 굴드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공대생 관점으로 어떻게 활용할까에 집중하여 기억을 못 할지도…


우연히 유기체가 생성되어 지금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존재할 수 있는 확률은 축구경기장에 보잉 747 비행기 부품을 무작위로 나열해 놓은 것을 돌풍이 불어서 조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현불가 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확률의 함정이죠. 로또 당첨 확률이 희박한데도 걸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무슨 이유가 있어서 지금의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사람들은 보통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는 이런저런 증거를 내놓고 있습니다.

 

과학적 주제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해석으로 논쟁한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논쟁할 때 상대방의 주장을 짧고 강력하게 빈정거릴 별명을 붙여 정식화하고 논리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는 지점에 밑줄 쫙~ 추석연휴에 전반적으로 다시 읽고 마지막 장은 꼼꼼히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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