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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 세계 인류학의 패러다임 ㅣ 호모사피엔스
앨런 바너드 지음, 김우영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앨런 바너드의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을 번역한 책인데, 옮긴이가 저자인 바너드와 이메일을 통해 질문을 하기도 하고, 몇 가지 오류를 발견하여 알려주어 반영되었다는 이야기가 옮긴이의 말에 있는데 번역의 꼼꼼함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믿음을 주었다.
인류학 이론 강좌를 위한 강의 노트로 시작되어, 인류학 이론을 최대한 다양한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리라고 생각되는 독특하지만 절충적인 접근법으로 탄생했다는 책을 인류학 전공자도 아닌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읽어 볼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은 인류학의 발달하는 과정을 제시하는 것이고, 인류학에 관심이 있었다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읽을 수 있게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를 위한 각 장의 끝에 '읽을거리'를 추천했으며, 인류학 용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 책에서 언급된 거의 모든 학장들의 생몰년이 책 마지막에 있는 부록으로 정리되어 있다.
인류학이라는 말은 원래 그리스어에서 인간을 뜻하는 anthropos와 논의 또는 학문을 뜻하는 logos를 합한 말이고, 인류학이 독자적인 학문의 지파로 등장한 것은 인간의 진화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뜨거웠던 19세기 중반 무렵이라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인류학은 생물학적 인류학, 고고학, 인류학적 언어학, 문화인류학의 네 분야의 하위 분과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는데 이 책에서는 문화인류학을 주로 다루었다.
문화인류학은 가장 큰 분야로, 문화적 다양성의 연구, 문화적 보편성의 탐구, 사회구조의 해명, 상징의 해석 및 여러 관련된 문제들을 포괄한다.
앞서 말했듯이 인류학의 발달하는 과정을 제시하는데,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인류학적 사고의 발달을 고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시적 접근에서 공시적 접근을 거쳐 상호작용론적 접근에 이르는, 그리고 사회의 강조로부터 문화의 강조까지 전환된 역사적 변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역사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18세기의 인류학적 관심인데, 이때는 야생아, 오랑우탄, 야만인의 개념 등을 포함하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오랑우탄의 경우 벙어리였던 야생 소년 피터를 인간으로 인정했듯이, 말 못하는 오랑우탄 역시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하고,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오랑우탄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인간성의 정의를 확대하는 주장이 이채로웠다.
진화에 관한 다양한 시각, 인지과학, 여성주의, 포스트머더니즘 등 평소에 관심 가졌던 부분도 언급되어 있어 비전공자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