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의 수수께끼 - 성서 속의 금기와 인간의 지혜 호모사피엔스
최창모 지음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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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가 '성서 속의 금기와 인간의 지혜'로 되어 있고, 유대교의 금기시된 것들에 대한 고찰이 대상이기는 하지만 종교와 관계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금기를 일컫는 '터부'(taboo)라는 용어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1777년 제임스 쿡 선장이 원주민들이 일반적으로 금지된 어떤 것을 의미하는 '터부'라고 말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금기는 발전이 되지 못하였거나 원시시대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어느 시대, 어느 민족에게서나 발견된다고 한다. 가장 궁금했던 금기는 '왜 유대인들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금기시되었는가?'이다. 결국 그 궁금함이 이 책을 읽게 만들게 한 동인이기도 하지만..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금기된 이유를 위생 이론, 토템 이론, 신의 음식 이론, 분류학 이론, 환경 이론의 서로 다른 관점, 다각도로 살펴본다. 

 하지만 산업화되지 못한 고대 중동 지방에서는 고기만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은 일종의 사치품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돼지고기가 사치스러운 식품이었고, 이러한 역사적, 생태적 경험은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전통이 정착하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결국 돼지고기의 금기는 돼지 사육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는 매우 '적절한' 생태학적, 경제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근거 없이 나온 금기가 아니라 타당한 근거를 찾을 수 있고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금기를 준수함으로써 특별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동질성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종의 표시이자 신앙심의 척도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인 금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돼지고기 외에 잘 몰랐던 우유와 고기를 함께 먹지 않는 것, 피를 먹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우유와 고기를 먹을 수 없기에, 이스라엘 맥도날드에서는 치즈 버거를(치즈가 유제품이기에...) 먹기 힘들고, 크림 또한 우유로 만들기에 식당에서 식사 후에 음료를 먹기 힘들다고 한다.

 고기를 먹은 후 5,6시간이 지나서야 우유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피 먹는 것을 엄격히 금하기에, 이스라엘에서 판매되는 각종 고기는 모두 짠데 이는 가축을 잡을 때 피를 모두 제거하기 위해 고기를 소금물에 얼마 동안 담가두기 때문이라고 한다.

 돼지고기처럼 널리 알려진 것뿐 만 아니라 다른 부분까지 알 수 있었다.


 사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어떠한 음식물이 사회에서 금기되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기에, 앞에서 이야기한 어떤 이론도 독립적으로는 금기에 대해 완벽한 설명을 해주지 못한다. 

 금기란 매우 복잡한 원인들이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얽히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앞에 이야기 한대로 다양한 이론과 관점으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인간 문화의 다양성과 문화 사이의 차이들'에 관심을 갖는 인류학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성(性)과 관련된 금기들, 남녀 의복, 왼손잡이, 문신과 관련된 금기 등을 다루고 있기에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나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살펴보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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