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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의 함정 - 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이유와 지혜의 기술
데이비드 롭슨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20년 1월
평점 :

요사이 신천지라 불리우는 사이비, 이단 종교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저런 교리와 시스템을 갖춘 종교에 넘어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똑똑하지 못해 넘어간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데이비드 롭슨의 <지능의 함정>을 보고 오히려 똑똑한 사람들이 더 잘 넘어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부에서는 먼저 똑똑한 사람의 정의에 다시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우리는 IQ를 지능지수라고 생각하고, IQ테스트가 똑똑한 사람을 골라주는 테스트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IQ 테스트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IQ가 높으면 어디서건, 인생 전반에 걸쳐 더 나은 판단과 결정을 내린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IQ 테스트 하나로 그 사람이 정말 똑똑한지, 지적으로 높은 수준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습니다. 스턴버그는 분석 지능, 창의 지능, 현실 지능의 세 가지로 확장하여 지능을 정의하기도 하고 수 많은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IQ만 높다고 지능이 높은 거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인지 과학자들이 여러 연구에 기초해 우리 생각을 두 부류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1. '시스템 1'은 무의식적 편향에 빠질 수도 있는 직감적이고 반사적인 '빠른 사고'다.
2. '시스템 2'는 분석적이고 의도적인 '느린 사고'다.
우리가 비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대개 시스템 1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여러 편향이 끼어들어 우리 판단을 흐려놓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들도 비합리적이고, 어리석은 결정을 합니다.
추리 소설을 대표하는 탐정 '셜록 홈즈'를 만든 아서 코난 도일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것도 상당히 많이 믿고, 특히나 죽은 사람과 소통하려는 교령회에 빠져 있을 정도로 심령술에 심취하였습니다. 어떻게 코넌 도일처럼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이, 이렇게 비과학적인 일에 빠지게 되었을까요?
오리건 대학 심리학 교수 레이 하이먼은 '코넌도일은 지능과 명석함으로 모든 반대 주장을 물리 쳤고 그 좋은 머리로 자신을 속이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넌 도일은 걸핏하면 그의 뛰어난 시스템2의 분석적 사고를 동원해 자기 의견을 합리화하고, 그 증거를 무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생각을 너무 적게 한 게 아니라 너무 많이 한게 탈이었습니다.
내 생각의 단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실수를 합리화하고 영구화하여 존재하는 증거를 모두 무시하고 내 믿음 주변에 '논리 차단실'을 세우는 것이지요.
앞에 이야기한, 사이비, 이단에 빠지는 사람들도 코넌 도일처럼, 어쩌면 뛰어난 시스템2의 능력으로 주변의 의견과 증거를 무시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믿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2부에서 증거 기반 지혜, 심리 대수학, 나와 거리 두기, 마음 챙김등을 통해 지능의 함정을 피해 갈 수 있는 지혜를 기르는 방법을 이야기 합니다.
이러한 방법을 익히고 실천한다면, '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항상 복잡한 문제들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빠르게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능이 아니라, 좀 더 지혜로운 논리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남들 보다는 조금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전반적으로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팩트풀니스>같은 분위기입니다.
끝으로 코넌 도일의 허점을 직감적으로 이해한 마술사 후디니가 한 말을 끝으로 리뷰를 마무리 합니다.
"대체로 머리가 좋은 사람일수록,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어리둥절하게 만들기가 쉽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