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가소성 - 일생에 걸쳐 변하는 뇌와 신경계의 능력 DEEP & BASIC 시리즈 3
모헤브 코스탄디 지음, 조은영 옮김, 김경진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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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에 출판한 <신경계의 퇴행성 변화 및 재생>에서 근대 신경학의 아버지 산티아고 라몬 카할은 성인의 뇌와 척수에서 신경 경로는 "고정되어 더는 변경할 수 없는 막다른 길"이라고 서술했다. 즉, 성인의 뇌는 고정되어 있고 절대 불변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결론은 널리 받아들여 졌고 오래지 않아 포유류 성체의 뇌는 새로운 세포를 만들지 않는다는 개념이 근대 신경과학의 중심원리가 되었다. 사람은 평생 사용할 뇌세포를 모두 가지고 태어나며, 사고나 질병으로 잃어버리더라도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1980년대 말이 되어서야, 일련의 발견과 진전으로 마침내 포유류의 뇌가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없다는 오랜 통념이 무너지고, 1998년에 인간의 뇌 역시 평생 새로운 세포를 형성한다는 최초의 증거를 제공한 기념비적 논문이 출간된다.

인간의 뇌는 생후 2세에 성인 뇌 크기의 80퍼센트 정도가 되고, 10세 정도에 성장이 완료된다.

외부적인 성장은 완료되지만, 이후 뇌는 고정되기는 커녕 대단히 역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청소년기와 같은 발달 시기는 물론 평생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성인의 뇌도 변화하는 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모든 행동과 경험에 반응해 평생 변화를 거듭한다.

책의 제목인 신경가소성이란 신경계에 일어나는 변화를 뜻하며, 뇌의 구조와 기능이 변하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 총체적인 용어이다.

뇌는 사용자의 필요에 적응하는 대단히 역동적인 기관이다.

집중적인 훈련은 해당 기능을 좀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뇌를 바꾼다.

훈련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데 관여하는 뇌 영역과 신경 경로를 최적화한다.

그 결과 개인의 수행 능력이 향상되고 마침내 노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현 데이터에 따르면 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매일 4시간씩 약 10년의 훈련이 필요하다.

놀랍게도 머릿속에서 동작을 그려보는 운동 연상으로도 특정 기술의 학습과 실행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있다.

뇌의 구조와 기능이 평생 변화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의력, 학습, 기억, 과제 전환과 같은 영역에서 노화성 정신력 감퇴를 경험한다. 그러나 뇌의 모든 부분이 나빠지기만 하는게 아니라, 인지의 다른 측면, 사실과 형상 기억, 감정 조절 능력과 같은 부분은 대개 개선된다.

운동, 다이어트, 제2언어 및 악기 배우기 등과 같은 활동과 생활양식 역시 알츠하이머 및 다른 형태의 치매를 예방할 것이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제2언어를 학습하는 것은 명백히 신경 보호효과도 있다.

이는 '인지 냉장고'를 늘림으로써 노년에 알츠하이머 및 기타 신경 퇴행성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얇은 이 책을 읽고 나면, 더이상 "우리는 평생 사용할 뇌세포를 모두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뇌는 스스로 재생할 수 없고 뇌세포가 손상되어도 고칠 수 없다"라던가, "성인의 뇌는 개선, 변화할 수 없다"는 낡은 생각은 버릴 수 있다.

우리의 뇌를 이렇게 바꿀 수 있는 신경가소성은 공부와 학습 환경으로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고, 각자를 다른 누구와도 다르게 만들며,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는 평생 우리의 뇌를 개선할 수 있고, 치매 같은 질병의 위험도 감소 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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