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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UXer가 알려주는 UX/UI 실무 가이드
조은정 지음 / 한빛미디어 / 2022년 3월
평점 :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제목처럼 가짜가 아닌 진짜가 들려주는 UX/UI 이론과 실무를 간접
경험한 유익한 시간이었다. 컴퓨터공학과 중퇴, 영상제작 연출, 신문방송학과 석사라는 공학, 예술학, 인문학 분야의 기본기를 다진후 융합학과인 인터렉션사이언스 학과에서 HCI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가 이후 다양한 현장에서 열과 혼을 다해 UX를 겪어 낸 내공의 깊이가 느껴진다.
1부 UX란에서는 사용자
경험과 UX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2부
프로젝트 진행하기에서는 프로젝트의 준비, 시작, UX 기획
단계에서 고객사나 회사 내부 의사결정권자의 의도와 목적 간파, 팀간의 의사소통 등 현실적으로 중요한
내용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3부 UI 기획 5단계에서는 메뉴트리, General Rule, 키스크린, UI Flow, 유지보수 단계별 UI 기획과 관련된 얘기를 하고
있다. 4부 UX/UI 실무 프로젝트에서는 저자가 실제 진행했던
무인 매장 프로젝트 사례를 “[D+0] 7월29일(월) 프로젝트 파악하기”와
같이 작업 일정별로 계획하고 수행했던 내용을 꼼꼼하게 기술하고 있어 읽는 내내 프로젝트 인원으로 같이 참여하고 경험하는 것같은 느낌마저 들게 하였다.
개인적으로 UI와 UX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 UI를 좀 더 포장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 UX인가라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확실한 차이와 각자의 기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구석기시대에 손에 쥐어 사용하던 뗀석기를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나뭇가지에 묶어 돌도끼로 이용한 것과 같이
사용자의 불편함을 개선하거나 더 나은 경험을 위해 고민하는 측면에서 UX는 발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얘기한다.
소프트웨어 UX는 크게 UX기획과
UI기획으로 나뉘는데, UX 기획은 “하고 싶은 것”으로 사용자의 라이프사이클과 제품의 특성 등을 고려해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품화할 수 있도록 구상하는 것이고, UI기획은 “해야 하는 것”으로 UX 기획단계에서
작업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현실화해서 사용자가 제품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과정을 기획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 책의 매력적인 부분으로 1부에서 3부 내용중 간간히 나오는 “지식 더하기”라는 코너를 들 수있겠다. UX/UI와 관련된 흥미로운 토막 지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한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전화번호 7자리
숫자, 카테고리의 개수 7개 이하 등과 같이 단기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수가 7개 안팎이라는 주장의 “마법의 숫자 7(MAGIC NUMBER 7)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1956년
조지 밀러가 하버드 대학교수 시절 “심리학 리뷰” 저널에
발표한 논문은 한동안 UI 분야에서 “밀러의 법칙”으로 불리며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으로 전해져 왔고, 논문의 제목은
바로 “마법의 숫자 7+-2:정보처리 용량에 대한 몇 가지
제약들”이라고 한다. 밀러는 이 논문에서 덩어리(chunk)의 개념에 포커스를 둔 것으로, 전화번호가 3523453251인 것보다는 352)345-3251로 덩어리로 나누어서
즉, 정보를 구분해 그룹화하면 정보처리가 더 수월해진다는 얘기 등이 중심이다. 그런데, 논문의 말미에서 7이라는
숫자와 관련된 7대양, 신화 속 플레이아데스의 7 딸들, 7지옥, 7개의
기본 색상, 7음계 등을 언급하면서 여러 정보처리 관련 논문들에서 발견한 7이라는 숫자가 뭔가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라고 농담 반 진담반으로 마무리한 내용이 기억과 관련된 숫자 7의 미신을 불러온 게 아닌가 싶다라고 얘기한다.
2부 5장의 UX콘셉트 기획에서 리서치(자료 수집)중
개발자 인터뷰시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인터뷰 내용은 개발자에게 현재
기술 수준을 묻고, 그 기술이 프로젝트 출시 일정 내에 구현 가능한지 확인하는 건데, 보통 개발자는 섣불리 가능하다고 했다가 프로젝트 목표 일정을 맞추지 못 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인터뷰에 임하기 마련이다. 대부분 개발자는 0과
1, Fail과 Success로 이분화가 익숙하기 때문에
대화할 때 늘 염두에 두고 대화할 필요가 있고, 개발자에게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면 왜 안 되는지
혹은 다른 건 가능한지, 우회할 방안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묻고, 개발자가
설명해 줄 때 이해하고 역으로 제안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다. 프로젝트
진행중에 꼭 필요한 타조직과의 긴밀한 의사소통과 협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3부 UI기획은 6장 정리의 신-메뉴 트리로 시작하고 있다. UX 기획 단계에서 어떤 아이템들을 서비스에 넣을지 정하고 나면, UI 설계
작업을 시작할 수 있고, 이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메뉴 구조, 즉
메뉴 트리를 잡는 것이라고 한다. 메뉴 트리를 구성하는 과정을 패스트푸드점 3개사중 맥도널드의 햄버거, 음료, 감자튀김, 소스 등의 아이템 재구성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스낵&사이드와 디저트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애플파이를 한 쪽으로 몰아주는 중복 아이템 정리, 각 카테고리별 기준을 세워 유사한 것끼리 묶어주기, depth를
나눌 것인지 결정하기, 메뉴 간 이동 및 메뉴 제목 정리하기를 통해 저자의 지식과 경험에 의해 재구성한
맥도널의 메뉴트리 결과물을 보여준다.


4부 UX/UI 실무 프로젝트에서는
저자가 현업에서 실제 진행한 무인 매장 프로젝트와 UX기획을 마친후 작업해야 하는 UI문서 작업에 대한 상세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무인 매장 프로젝트는
실제의 일정과 진행 순서에 기반한 내용으로 앞서 설명한 프로젝트 준비부터 UX/UI 기획에 이르기까지
현업에서 실제로는 어떻게 적용되거나 생략되는지 그리고 인하우스와 에이전시의 협업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같이 경험하는
느낌이 들도록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프로젝트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3개월안에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고, UX/UI는 약 40일 정도에 수행해야 하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에이전시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1부, 2부, 3부의 설명에서와 마찬가지로 삽화나 산출물 등을 컬러로 필요한 내용을 가리지 않고 제시하고 있어 프로젝트에서
UX/UI 업무를 수행하는 담당자라면 실질적으로 산출물의 형식이나 내용도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좁은 지면의 제약으로 어떤 산출물은 포함된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하다.
해당 프로젝트는 “[D+0] 7월29일(월) 프로젝트 파악하기”에서부터
“[D+38] 9월5일(목) BI서비스 GUI 작업” 일정으로
UX/UI에 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작업이 다 끝나고
프론트앤드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이라도 QA검증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의도에 맞게 잘 적용이 되었는지, 디자인 시안은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개발 중
이슈가 생기거나 상품기획팀을 통해 새로운 사양이 들어오면 중간중간 기획과 디자인을 수정해 나가는 작업도 계속 진행해야 함을 꼼꼼하게 짚어준다.
저자의 위트있고 솔직하고 쉬운 설명으로 찐Uxer를 희망하는 독자들에게
충분한 UX/UI 실무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