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염전에는 소금 鹽(염)에 밭 田(전)자가 쓰입니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그대로 소금밭이지요. 보림에서 출판되고 있는 우리문화 그림책인 솔거나라 시리즈의 새 책 [소금꽃이 피었어요.]를 보니... 왜 소금을 만드는 장소에 밭 전자를 쓰는지 알 수 있을 듯 했습니다. 생명을 키워내 우리네 먹거리를 일구는 농사와 소금을 일구어 내는 일은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많이 닮은 듯 했습니다. 염전의 크기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크더라구요. 염전은 제1증발지(난치)와 제 2증발지(느티), 결정지 이렇게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제1증발지의 크기만도 축구장 두셋을 길게 이은 크기입니다. 소금밭에서 한 판이라고 하는 것은, 증발지와 결정지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소금을 낼 수 있는 기본적인 공간을 말한다고 합니다. 지역마다 한 판의 크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축 구장 네다섯개를 이어놓은 크기와 비슷하다고 하네요. 충청남도 태안에서는바닷물을 끓여서 만드는 소금도 있었다는 군요.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으로 졸여서 소금을 내는 방법이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100여 년 전부터라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갯벌에 곱게 갈아 햇볕에 바짝 말린 다음, 이것을 통에 모으고 그 위에 바닷물을 부어서 스며 나온 소금물을 커다란 가마에 넣고 끓여서 소금을 얻었습니다. 염부의 일 년은 농부의 일 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소금밭을 일구는데도 날씨는 농사에서처럼 아주 중요합니다. 게다 봄에 시작한 염부의 일 년 역시 겨울이 시작하는 즈음에 끝이 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하얗고 짠 소금이 그냥 소금이 아니라 제목처럼 소금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계에서 찍어내는 공산품과 달리 오랜 시간 자연과 사람의 노력으로 한 송이 꽃을 맺는 생명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