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시스의 신작 [배를 타고 야호!]는 글자가 없는 그림책입니다. 한 아이가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는 그림에서부터 상상의 세계가 시작됩니다. 아이가 앉아있던 소파는 이제 바다위에 떠 있는 섬이 되었다가 바다를 항해해 나가는 배가 됩니다. 그 배는 고무보트이기도 하고, 인디언들이 타는 카누 같아 보이기도 하고 돛단배가 되기도 하며, 태국이나 중국에서 봄직한 옛날 배 같기도 합니다. 해적선이 되기도 하고 잠수함이 되기도 하고... 그러다가 많은 사람들을 태우는 유람선이 되기도 합니다. 소파 위 아이의 항해는 끝없이 이어집니다. 그러다 문득 바다괴물을 만나게 되지요. 아이의 상상의 항해를 방해한 바다괴물은 다름아닌 엄마가 돌리는 청소기의 소음인 듯 합니다. 하지만 영리한 책 속 아이의 상상의 항해는 그대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아는 엄마와 함께 뗏목을 타고 계속 이어지지요. 이 항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바다 괴물은 조용히 잠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세계에 대한 따뜻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많은 그림책을 지은 작가답게 이 책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배려들이 보이는 듯 합니다. 청소를 하다 말고 책 속 아이와 함께 앉아 책을 함께 보는 엄마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네요. 아마...저라면 청소 방해하지 말고 방으로 가라고 했을 듯 하거든요.^^;; 아이들이 소파 위에서 이런저런 장난을 치는 것이 단순한 말썽이 아니라 엄청한 상상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일부터는 우리 꼬마들의 소파 놀이를 저도 상상의 눈을 가지고 들여다 보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피터 시스처럼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