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사고는 어른인 제가 이해하기엔 참 독특합니다. 그건 아마도 살아 오면서 겪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고정관념이나 틀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아이들의 세계는 상상으로 가득찰 수 있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마술같은 힘이 있는 듯 합니다. 피터 시스는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중의 한 명입니다. 특별한 서사없이도 특징을 아주 잘 살린 그림만으로 아이들의 세계를 잘 표현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번에 새로 나온 [소방차가 되었어]에도 별다른 이야기 구조는 없습니다. 소방차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 매트는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소방차가 되어 있었습니다. 소방차가 되었으니 소방차로서 할 일을 하지요. 불도 끄고 동물들도 구하고... 그러다 맛있는 팬케이크 냄새를 맡고는 아침을 먹습니다. 사람인 매트가 사물인 소방차가 된다는 설정 자체가 참 재밌습니다. 사람과 사물을 나누는 사고방식은 어른들만의 것이겠지요. 아이들의 사고에선 그것이 사물이든 동물이든 다른 사람이든 크게 중요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그저 그것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일 따름이니까요. 피터 시스는 그런 아이들의 사고방식을 잘 포착해 낸 듯 합니다. 역시나...우리 아이들이 반응 역시 폭발적이구요. 자고 일어나면 자신들도 소방차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합니다. 매트처럼 아침으로 팬케이크를 먹고 싶다고도 하구요. 소방차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은 매트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나 봅니당.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