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House]는 한 집에 얽힌 100년 동안의 이야기입니다. [그 집]이 화자가 되어 자기와 더불어 살아갔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적으로 들려주고 있는 그림책이지요. 오랫동안 버려졌던 집은 아이들에 의해 발견되었고, 한 가족의 보금자리가 됩니다. 그 이후로 [그 집]에서 사람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되기도 하고... [그 집]에서는 축제가 벌어지는가 하면, 슬픔이 가득차기도 하며, 시간이 계속 흐를수록 [그 집]은 [그 집]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로 존재하게 됩니다. 한 편의 딱딱하고 무거운 서사시같은 [그 집]의 나래이션은 인노첸티의 섬세한 그림을 만나면서 부드러움을 간직하게 됩니다. 반대로 그림 구도의 변화가 없는 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그 집]은 루이스의 서사를 만나 역동성을 갖게 되지요. 1900년에 시작한 [그 집 이야기]는 1999년에 새 주소와 예전과는 다른 현대적인 건물로 재탄생하면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마지막 [그 집]의 나래이션처럼 [그 집 이야기]는 그 안의 사람들과 함께 계속 살아지겠지요. <나는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나를 찾는 햇살과 빗물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역시...인노첸티와 루이스의 작품이구나... 하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