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류재수 지음 / 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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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소위 글로벌 시대에...

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시대에 뒤쳐진 발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고,

나라와 민족이라는 틀을 벗어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섞이는 요즘 같은 때에...

촌스럽게 무슨 <민족>에 대한 이야기냐고 할 수도 있지요.

지금 우리나라만 해도 국제 결혼이 늘어나고 다문화 가정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단일민족>이라는 말의 사용이 자제되기를 바라는 시점이 되었지요.

내가 배우고 써 온 <단일민족>이란 용어는 한민족을 하나로 묶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형제 자매라는 그런 의미이지만, 지금의 <단일민족>이란 용어는

다문화 가정이나 이민자에 대한 차별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런

용어이기도 하지요.

그러니...<민족>에 대해, <민족정신>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지금에 와서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저는...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민족> <민족정신>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하는 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성찰은 오랫동안 철학의 근간이 되어온 화두입니다.

그것은 글로벌 시대, 모든 것이 뒤섞이고 구분하기 어려운 때에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에 나의 부모와 나의 조상들에 대한 앎이 민족과

민족정신으로 귀결되어질 테니까요.

 

이 그림책은 <백두산>이라는 우리 민족의 영산이 탄생한 배경을 설명하는 기원신화입니다.

모든 신화가 그렇듯...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 설명하고,

또 언제 그 신화가 다시 현실이 되리라는 구원자적인 메세지가 담겨져 있지요.

조선백성을 위해 많은 일을 한 백두거인이 쓰러져 잠이 들어 그것이 백두산이 됩니다.

그리고 다시 조선 백성이 어려움에 처하면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신화의 보편적인 이야기입니다.

인류의 모든 신화는 이런 보편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백두산 이야기>가 가진 특수성, 이 이야기가 우리 민족만의 신화라는

특수성은 무엇일까요? 거창할 것도 없이 정답은 <백두산>에 있습니다.

애국가 첫머리에 나오는, 분단으로 가 본적도 없는 <백두산>은 어쩌면

우리 국민에게 처음부터 형체로 존재했던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은 <백두산>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산을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민족의 영산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백두산>은 그 자체로 이미 우리 민족의 <정신>을 대변하고 있었던 셈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 아이들에게 <백두산>에 대한 이야기,

<민족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는 글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 그림책은 무겁고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그림속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서 <백두산>을 보고

<백두산>이 전해주는 <나>와 <나의 민족>을 만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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