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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세계 - 제6회 넥서스 작가상 대상 수상작 ㅣ 넥서스 작가상
이태희 지음 / &(앤드)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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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공 받은 후 직접 읽고 쓴 서평 입니다.
『내가 없는 세계』는 사랑하는 이들의 연이은 증발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했다. 6년을 함께한 연인 과 3년을 동거한 룸메이트 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일상에서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를 타의에 의한 범죄나 사고가 아닌 당사자가 제 발로 세계 밖으로 '걸어나간' 자발적 선택이라 불렀다.
주인공은 거대한 상실 앞에서 슬픔에 잠식되는 대신 그들이 남긴 파편들을 쫓아 걷기 시작했다. 룸메가 사라진 날 남겨진 미지의 소설 『걷거나 가라앉기』를 단서 삼아여러 등장인물들과 차례로 교차했다.
이 책은 남겨진 사람들이 혼자만의 슬픔에 고립되지 않고 떠난 이들이 남긴 흔적을 매개로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잘못 재생된 음악처럼 불쑥 찾아왔다 허무하게 그쳐버린 비처럼 갑작스러운 이별이지만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부재의 감각을 나누며 고요하고 묵직하게 연대하고 상실을 껴안았다.
이 책을 통해 상실 속에서 발견하는 진짜 내 모습에 대해 조우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누군가 내 곁에 머물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짐을 '걸어나갔다' 라고 표현하는것. 이들의 궤적을 쫓는 추적의 과정을 통해 단지 '그들이 왜 떠났는가'라는 과거의 의문에만 머물지 않고 오히려 '남겨진 나는 이 현실에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라는 사유로 이어진다.
타인이라는 세계가 떨어져 나간 빈자리를 회피하지 않고 직시할 때, 상실의 아픔마저 내 삶의 일부로 온전히 수용하는 순간 비로소 흐릿했던 '진짜 나'의 윤곽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남겨진 자들에게 텅 빈 세계 속에서도 멈춰 서지 말고 묵묵히 삶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부재를 억지로 지워내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남긴 흔적과 빈자리마저 짊어지고 계속해서 걸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애도의 자세였다.
결국 남겨짐이란 끝이 아니라 나의 존재를 새롭게 재건하는 시작점이다. 상실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삶을 견뎌내는 방식과 존재의 이유에 대해 깊이 사유하게 만드는 서늘하면서도 다정한 위로가 담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