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비롯해 전쟁에는 문외한이다.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에 대해 한 줄로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니 말이다. 그럼에도 전쟁이라는 행위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은 항상 있어왔다. 전쟁은 인류문명에 늘 있어왔고, 지금도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러나 전쟁을 대체 왜 하는 걸까? 라는 물음은 던져본 적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인간 욕망을 통해 전쟁의 원인을 살펴보고자 하는 책이다.전쟁하면 떠올리는 유명한 저서 중 하나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전쟁론』은 프로이센의 군인이자 군사학자인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저서이다. 클라우제비츠는 프랑스군과 영국 주도의 연합군 사이에서 벌어진 나폴레옹 전쟁에 참전하였으며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론을 저술했다. 전쟁론은 훌륭한 고전이기는 하나 현시대의 우리가 무턱대고 읽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르네 지라르가 클라우제비츠보다 현대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덧붙인 책이라면 어떨까. 전쟁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만큼 당연히 어렵긴 하겠지만... 그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다...!! 르네 지라르는 프랑스의 사회인류학자이자 비평가로, 이 책은 르네 지라르와 브누아 상트르의 대담집 형태이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이자 르네 지라르가 주장하는 핵심 개념은 “계몽주의 이성이 아니라 모방적 이성을 바탕으로 전쟁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방적 이성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말 그대로 타인을 모방함으로써 욕망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르네 지라르는 모방이 욕망의 형성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이며, 인간 행동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 욕망에는 짝패 개념이라는 게 있는데, 말하자면 중개자를 통해 욕망하는 대상이 있고, 그래서 그 중개자와 경쟁 관계를 이룬다는 것이다. 르네 지라르는 계몽주의 이성관은 도리어 전쟁을 합리화시킨다고 보았다. 그래서 전쟁론을 재해석 한 것!게다가 전쟁뿐만아 아니라 전쟁에 대한 인간의 폭력의 양상을 분석해서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욕망이 어떻게 폭력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해서도 탐구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특히 신학과 관련된 철학을 좋아하는데(그것이 신의 존재 긍정이든 부정이든 간에) ‘그리스도의 물러섬’이라는 개념이 참 흥미롭게 느껴졌다. 또 여러 가지의 전쟁 이야기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전쟁과 관련된 철학을 연구할 때도 또 한 번 유용하게 읽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