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노하라.
2012년을 점령하라.
이 명/령/문/들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명령문이라고 해 봤자, 물러나라...정도였다면,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면 미약한 청유문인 타도하자...정도였다면,
(물귀신 작전)
그러니까 너는 나쁜놈이니까 물러나 줬으면 좋겠고,
나는 혼자서 겁나니까 착한 친구랑 손을 잡았으면 좋겠고,
이렇게 확실하게 편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나에게 면죄부를 주고나서야, 안심하고 외쳤다면
올 해를 울리는 명령문은
나의 심장을 겨냥합니다.
내가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나를 보호할 수 없다는,
분노해야 할 때도 분노하지 못했던 찌질한 나를 더 이상 용서하지 말라는,
찌질한 세상이 바로 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그런 울림과 각성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2.
스테판 에셀, <<분노하라>>, 돌베개, 2011.6.
얇은 책 한 권 권합니다. 가격도 착하구요(6,000원), 본문은 50페이지밖에 안 되는데,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살아 있는 글이라 읽기 쉽구요, 부록까지 다 해도 86페이지밖에 안됩니다.
(책을 사서 보는 것은, 저자를, 출판계를, 문화계를 결론적으로는 우리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빌려서 볼 책, 빌려서 보는 것도 아까운 쓰레기같은 책들이 더 많이 쏟아지는 현실에서, 진짜로 좋은 책만 골라서 사는 행동이 저자를, 출판계를 문화계를 압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정리하자면,
세계가 광활해지고 상호의존적으로 변하면서 예전보다 분노의 이유를 정확하게 찾기는 힘들지만,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두 가지 도전이 있는데
첫번째는 점점 심화되는 양극화
두번째는 인권의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 개인(국민)은
인간의 책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참여하느냐,(레지스탕스의 정신)
역사를 재앙으로 이어지는 저항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는가(발터벤야민)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그것도 하지 않는 무관심은 최악의 태도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분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제시하는 길은 ‘평화적 봉기입니다’
그것은 비폭력적인 방법입니다.
폭력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그러니까 찬반의 문제,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은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스테판 에셀은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매우 가슴 아프게 바라보면서도, 그곳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빌린 시(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위치함)의 시민들이 폭력없는 항의 시위를 벌이는데, 이러한 비폭력적인 참여가 세계적으로 더 많은 지지와 이해, 후원을 불러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기 때문입ㄴ니다. (이 시위를 이스라엘은 ‘비폭력 테러리즘’이라고 부르는데 과연 그들 답습니다, 촛불집회 이후에, 그때의 공포를 잊지 못하시는 가카의 섬세하고 꼼꼼한 치정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하핫;;)
스테판 에셀은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면서 몇 번이나 죽음의 순간에서 살아남은 운 좋은 노투사입니다.
(그는 그 후에 레지스탕스 평의외와 유엔의 인권선언문 작성에 참여합니다.)
그는 레시스탕스의 기본 동기를 분노로 설명하면서 레지스탕스의 유산과 그 이상(理想)을 되살려달라고, 전파하라고, “이제 총대를 넘겨받으라. 분노하라!”고 젊은 세대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21세기를 만들어갈 당신들에게 우리는 애정을 다해 말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라고
그의 호소에는, 한 세기를 온전히 살아온 노투사의 지혜와, 당부, 그리고 변하지 않는 원칙과 가치가 고스라니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분노하라!!고 아름다운 조언을 해 주는 노투사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반세기를 관통한, 고 김근태 선생과 나꼼수가 있습니다, 하하하!!
“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 정의롭지 못한 일이 자행되는 곳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어야 합니다.
“나 나름으로 어떻게 문제해결에 참여할 것인가.”
이 참여가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
-스테판 에셀
“…… 우리는 미국보다 사정이 낫다. 미국보다 금융이 정치에 비해 권력이 강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굳이 증권사가 많은 동여의도를 점령할 필요는 없다.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 청와대가 있는 종로를 점령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운 좋게 내년 2012년에 두 번의 기회가 있다.
최선을 다해 참여하자.
오로지 참여하는 사람들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
-고 김근태
3.
마지막으로, 고 김근태선생님이 쓰신 마지막 글 전문을 빌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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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tcamp.tistory.com/category/김근태의%20요즘생각
세계는 격동하고 있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 그리스 구제금융으로 상징되는 잔혹한 유럽의 여름, 월가를 점령하자는 뉴욕의 가을, 그리고 월가점령에 대한 다른 도시들의 공감, 급기야 10월 15일 전 세계 곳곳에서 월가점령시위 동참......
월가점령시위가 확산되자 미국의 언론, 학계,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보수 쪽에서는 폭도라는 말까지 사용해가면서 월가점령운동을 폄하하고 있고, 진보 쪽에서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알리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역사의 순간으로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월가점령에 나선 사람들이 폭도로 여겨지지도 않고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가 당장 붕괴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양 진영의 주장이 워낙 강력하고 방대하게 쏟아져 나오는 관계로 자칫 생각과 판단의 길을 잃을 확률이 높아졌다. 월가점령운동에 대한 양극단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차분히 묻고 냉철하게 대답해야 한다. 우선 미국인들은 왜 월가를 점령하자고 외치고 있을까. 그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 왜 월가점령에 공감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1%를 향한 99%의 분노 때문이다. 사회적 불평등과 정의롭지 못함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1%인지 5%인지는 중요치 않다. 이처럼 전 세계가 공감한다는 것은 미국이 주도한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를 제패했었다는 증거다. 선진국과 후진국, 강대국과 약소국, 민주국가와 비민주국가의 구분 없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세계적 대세였던 것이다. 그리고 2008년의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손인 월가의 실체가 드러났음에도 희생도, 반성도, 징벌도 없는 불공평함에 분노한 것이다. 금융권력구조 개편을 통해 월가의 과도한 권력을 견제하지 못한 오바마와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티파티의 압력에 굴복해 길을 잃은 공화당과 의회에 대한 절망의 몸짓이기도 하다.
드디어 미국인들이 기존 정치를 불신하고 스스로 정치를 시작했다. 그들은 티파티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의 마지막 발악에 맞서 어깨에 어깨를 걸고 있다. 너무나 가슴 벅차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는 냉혹해서 그들이 공화당을 장악한 티파티 정도의 성공을 이루지 못한다면 미국은 한 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부자감세가 중지되거나 약간 다시 오르거나 다음 선거에서 오바마가 재선되거나 일뿐이다. 이런 사실을 2008년 촛불집회를 했던 우리는 너무 잘 안다. 2008년의 촛불국민들은 2009년엔 조문행렬을 이었고 지금은 희망버스를 타야한다.
흔한 말로 정치권의 위기, 야당의 위기, 민주당의 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비난은 비난일 뿐 비난이 승리는 아니다. 방법은 두 가지다. 미국 티파티나 한국의 뉴라이트처럼 경선에 뛰어들어 직접 후보를 내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해 정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아니면 스스로 정치결사체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전자가 쉽고 확률도 높다. 비호감일지 모르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미국의 티파티나 한국의 뉴라이트의 공통점은 적극적 참여와 정당과의 연계다.
우리는 미국보다 사정이 낫다. 미국보다 금융이 정치에 비해 권력이 강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굳이 증권사가 많은 동여의도를 점령할 필요는 없다.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 청와대가 있는 종로를 점령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운 좋게 내년 2012년에 두 번의 기회가 있다. 최선을 다해 참여하자. 오로지 참여하는 사람들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