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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 한국영화 마스터피스 컬렉션
고영남 감독, 김지환 외 출연 / 미디어파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이건 정말이지 고객에 대한 모독이다.
분노를 쉽게 누그려뜨리기가 힘들다.
중소 영상업체들, 이런 식으로 장난할거면 정령 손 떼시라.
우리나라 고전영화들 프린트 상태가 안좋다는 것은 뭐 인정한다고 치더라도
버젓이 <한국영화 마스터피스 컬렉션>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시장에 내놓았을때는
최소한 TV버전보다는 화질과 음향이 더 나아야 하는 게 아니겠는가.
이건 거의 낡은 비디오테이프에서 그대로 리핑한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원래 레터박스 화면비율을 4:3으로 억지로 변환시켰는지 등장인물들이 모딜리아니 그림처럼 아주 기다랗게 화면을 오간다.
사실 요즘 인터넷에서 어지간히 마우스품 팔면, 고전영화들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명작영화들은 원본에 가깝도록 좀 더 좋은 화질과 음향상태로 즐기고자 구지 타이틀을 구매하고자 하는 것이 고객들의 심정일 것이다.
일반 텔레비젼 방영분보다 더 열악한 수준이라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시점에서 솔직히 타이틀 원본의 저작권이 의심가는 대목이다.) 이건 정말이지 가내수공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참는다고 해도 진짜 용서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이 영화의 런닝타임은 공식적으로 100분이며, 타이틀의 커버에도 100분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해보면 87분 남짓이다. 대략 확인해보니 <연이의 꿈 장면>에서 석이와 여우처녀가 구슬을 서로의 입안에 번갈아 넣었다 뺐다하는 장면이 빠져있다. 이 장면은 바로 전에 연이의 증조할머니가 들려주는 여우골 이야기를 연이의 꿈 속에서 치환되어 드러나는 장면으로서 영화의 흐름상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연이는 그 이야기를 그녀의 꿈을 통해, 그리고 석이라는 매개자를 통해 자신의 죽음에 대한 메타포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거기에는 조약돌-밤-약-구슬-대추-호두로 이어지는 심상의 변용이 내재한다.
EBS방영분과 케이블 방영분에서도 나오는 장면이 '방송심의필'이라는 핑계아래 DVD에서 버젓이 삭제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타이틀에 '삭제판'이라고 적시를 했어야 옳았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건 완전히 고객에 대한 테러수준이다.
이런 쓰레기를 만원이 훌쩍 넘는 돈에 구입한 내가 참 한심해진다.
그리고 이런 엉터리 업체들이 시장에서 정리되지 않는 현실이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당당히 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걸보니 이게 떳떳한건지 뻔뻔한건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다른 분들을 위해 아래에 다시 한 번 회사명을 기입하는 게 좋겠다.
제작사 : 에스엠 스크린
판매원 : 뉴미디어 파크
p.s. 상품평점을 주고싶지 않는데, 그것도 맘대로 안되네(별 하나가 기본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