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샘터어린이문고 46
하신하 지음, 이작은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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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 꿈이 없었습니다.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의 수리처럼요. 그래서 꿈이 뭐냐고 묻는 질문이 싫었고, 꿈을 가지라는 조언에 거부감이 들곤 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어렸을 때보다 요즘 아이들이 더 꿈을 찾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것보다 해야 할 게 더 많은 아이들에게 꿈을 찾을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꿈을 강요한다고 아이들이 뚝딱 꿈을 갖는 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경험하고 고민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책 속의 '신메뉴 꿈이 없는 아이를 위한 꿈짜면 출시! 한 그릇도 배달됩니다'라는 문구처럼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 책이 꿈을 찾는 법을 잘 배달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꿈짜면 곱빼기는 아니지만, 제 리뷰를 통해 꿈짜면 한 젓가락이라도 맛보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

 

"자, 오늘은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어요."

 

또 장래 희망을 발표하는 시간이다.

 

"전 국가 대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딸 거예요. 월드컵에서 우승도 하고 싶어요. 박지성 선수처럼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뛸 거고요. 또 세계에서 골을 제일 많이 넣은 선수가 되어 기네스북에도 오르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여러분! 이렇게 큰 상을 주시다니 아름다운 밤이에요. 앞으로 더욱 멋진 개그우먼이 되어 여러분의 배꼽이 빠지도록 웃겨 드리겠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공부도 안 하고, 일도 안 하고, 매일 텔레비전만 보고, 우리한테 잔소리만 해요. 전 할머니가 돼서 실컷 놀고 매일 잔소리하면서 편하게 살래요."

 

검사, 피겨 스케이팅 선수, 의사, 할머니 등 친구들은 모두 자신의 꿈을 발표했지만, 수리는 오늘도 꿈을 발표하지 못했다. 수리가 좋아하는 거라곤 "이나똥!", "앗, 오랑우탄이다!" 하며 친구들의 별명을 만들고, 놀리는 것 뿐이다. 꿈이 없다는 수리의 말에 선생님의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진다.

 

"너희들은 지금 꿈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사람은 꿈이 있어야 희망이 생기고, 희망이 있어야 노력할 수 있어. 너희들의 꿈은 곧 나라의 미래란다. 너희도 잘 아는 김연아나 박태환을 봐. 어릴 때부터 꿈을 갖고 이루려고 노력해서 지금처럼 세계적인 운동선수가 된 거야."

게다가 다음 시간까지 장래 희망을 찾아오지 않으면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가사를 공책에 다섯 번씩 써오는 '빽빽이'를 해야 한다.

 

학교를 마치고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자금성에 힘없이 들어간 수리는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다.

"꿈 없는 애가 어디 있어. 엄마가 딱 만들어 줄까? 의사 어때? 돈도 잘 벌고 사람들이 엄청 존경하잖아."

엄마 역시 지나치게 현실적인 조언을 할 뿐이다.

"많이 먹어 보면 알지! 아무리 먹어도 안 질리고 자꾸 먹고 싶은 게 진짜 내가 좋아하는 요리인 거다!"

아빠의 조언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수리는 꿈을 찾기 위해 참조은 가정의학과 의사선생님을 찾아가 의사가 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여쭤 본다.

"매일 아픈 사람들만 만나지. 또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안 되니 긴장하고 살아야 한다. 눈 뜨면 병원이고. 그리고 매일 이렇게 바쁘잖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가족 얼굴 보기도 힘들단다."

 

이번에는 백년 가게 백년 할머니를 찾아간다.

"할머니는 꿈이 뭐예요?"

"꿈? 이 나이에 꿈은 무슨……. 그런 거 없다."

백년 할머니는 그저 밥 안 굶고, 뜨신 데서 자는 게 꿈이라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학교가 끝나면 백년 가게로 가게 된 수리는 밖으로 나가기 힘든 할머니를 대신해 백년 가게의 옷 배달을 도와주게 되는데…. 수리는 백년 가게에서 꿈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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