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놀이가 먼 훗날 역사가 된단다 - 한국 민속학의 개척자, 월산 임동권 샘터 솔방울 인물 14
남찬숙 지음, 최지은 그림 / 샘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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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쇠고 있는 설날이 일제 강점기 때 사라졌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은 민족 말살 정책으로 우리의 전통 명절인 설을 지내지 못하게 했습니다. 여전히 우리 민족은 설날을 명절로 여겼지만, 신정이 있다는 이유로 해방된 이후에도 설날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지요. 설날은 1985년에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1일간 공휴일로 지정된 게 다였습니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설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건의를 올리고, 장관을 설득해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낸 분이 바로 월산 임동권 선생님입니다. 임동권 선생님의 노력으로 우리 민족은 1989년 정월 초하루부터 오늘날의 설날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놀이가 먼 훗날 역사가 된단다>는 이처럼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연구하고, 계승시킨 민속학자 임동권 선생님의 일대기로,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화입니다.

 

월산 임동권 선생님은 서낭당, 공동묘지, 도깨비 둠벙, 장승 등 옛이야기들이 살아 숨 쉬는 충청남도 청양군에서 자랐습니다. 임동권 선생님은 원래 소설가를 꿈꾸었지만, 우리나라에 민요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직 없다는 방종현 선생님의 말에 본격적으로 민요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임동권 선생님은 두 달 치 월급을 몽땅 털어 당시에는 KBS 방송국에도 세 대밖에 없을 정도로 귀했던 녹음기를 구입하는 등 민요 채집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또한 임동권 선생님은 우리나라에서 민속학이 생소한 학문이었을 때, 우리나라 최초로 대학에 민속학과를 만들어 민속학(예전부터 민중에 전해 내려오는 풍속이나 신앙, 습관 등을 조사하여 민족의 전통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을 당당한 학문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민속학과뿐만 아니라 민속악에 초점을 둔 국악과, 사진학과를 신설하기도 하셨어요. 임동권 선생님은 때로 어떤 글이나 말보다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더 효과적인 민속자료가 된다는 깨달음을 통해 사진의 가치를 내다본 것입니다. 선생님은 우리의 전통 문화인 강강술래, 은산 별신제, 강릉 단오제 등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데 공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우리의 것보다 외래의 것이 더 좋은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 우리 것을 지켜내셨지요. 1970년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것이 빠르게 사라져갈 때 안타까워하며 하나라도 더 보존하고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입니다.

 

책을 다 읽고 우리의 전통 문화를 지켜기 위해 한평생을 민속학자로 살아오신 월산 임동권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습니다. 선생님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의 민속학을 연구하고, 계승시킬 수 있는 민속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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