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쇼핑

굿바이 쇼핑 - 아무것도 사지 않은 1년, 그 생생한 기록
주디스 러바인 지음, 곽미경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4월

  일부러 쇼핑을 하기 위해 외출을 하지 않으면 쇼핑이 불가능하던 시대에서 이젠 집에 편하게 앉아 컴퓨터를 보면서 인터넷 쇼핑을 하기도 하고 TV를 보면서 전화를 통해 주문하는 홈쇼핑의 시대로 바뀌다보니 한동안 자신을 자제하지 못하고 쇼핑중독에 빠지는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 방송등에 자주 나온 적도 있다. 그러다보니 주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조금만 쇼핑이 잦은 기미가 있으면 쇼핑중독자냐고 농담삼아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쇼핑이 자연스러운 삶의 한 모습이 된 것이다. 거기다 쇼핑이 일상이 되면서부터는 나의 의지로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을 조장하는 사회의 흐름에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유행은 어찌나 자주 바뀌고, 새롭고 편리해보이는 물건은 얼마나 많이 개발되는가 말이다. 가끔은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생각도 들만큼 방송등의 매체에서도 경쟁적으로 앞으로 갖춰야할 쇼핑꺼리를 방송한다. 이런 세상에서 나홀로 쇼핑을 거부한다는 것이 보통의 의지로 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 <굿바이 쇼핑>은 그러한 쇼핑권장사회에 반기를 들어보는 책이겠다.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주변인들에게 선물을 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창고형 거대마트에서 개당 가격이 조금 더 싸다는 이유로 필요하지도 않은 많은 갯수의 물건을 사는 것이 영리한 행동으로 추앙받는 세계에서 그야말로 혁명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100% 자급자족이 가능한 자연속의 생활이 아닌 이상 책의 부제에 있는 것처럼 '아무것도 사지 않는 1년' 이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구매가능으로 결정한 생필품구매만을 하는 삶 또한 그리 쉬이 가능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는 생생한 기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분명 내가 가진 돈은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그러나 내가 사고 싶지 않았던 물건 또한 사도록 만드는 것은 누가 허용한 권리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저 흐름을 따라 흘러가는 삶이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흐름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삶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너무 많은 물건이 새로이 제작되고 아직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물건들이 버려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도 우리의 탄소발자국을 체크하며 지구를 위해, 우리의 뒤를 이어 지구에서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조금 더 절제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