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인형의 집

꿈꾸는 인형의 집 ㅣ 푸른숲 작은 나무 14
김향이 지음, 한호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5월

.. 푸른숲에서 나온 <꿈꾸는 인형의 집>은 초등학교 1,2,3 학년 어린이를 위한 도서를 발간하는 푸른숲 작은 나무의 14번째 책이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는 사실 그다지 끌리는 내용이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저 아이들을 위한 책이니 그에 맞는 정도겠지 하는 생각이 다였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보니 벌거숭이 인형이 나라를 넘어 한국으로 와서 인형할머니의 손에 의해 자신의 본모습을 되찾으면서 중간에 함께 지내는 여러 인형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책의 뒷부분에 앞선 이야기에 나왔던 인형들의 모습도 사진으로 보게 되어서 더욱 좋아졌다. 거기다 보너스처럼 들어있는 마지막 페이지의 인형본까지 만나게 되면 이 책을 읽는 아이는 누구나 당장 가위를 들고 '나도 인형을 만들어 볼테야'라고 나설 것만 같은 구성이라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 책을 쓰신 인형할머니 김향이님은 실제로도 인형수집을 무척 많이 하신 분이라고 한다. 이분의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도 일부러 찾아보았는데, 집안의 구석구석 인형장을 두고 전시도 하고 계셨다. 더군다나 더 재미있는 것은 단지 인형을 사모으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여러 인형을 수리하기도 하고, 이것저것을 붙여 새로운 인형으로 만들기도 하고, 인형뿐만이 아니라 가구며 배경의 물품들까지 갖춘 디오라마도 직접 만드신 것이다. 정말 인형을 사랑하는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디 동화작가이시기도 하지만, 이번 책처럼 실제로 책의 소재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책을 쓰면 확실히 다른 책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 어린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듯한 내용이었고,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 벌거숭이와 함께 여러 인형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인형들도 그러하듯 세상 만물에 사연이 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급한 세상사에 발붙일 틈없이 바삐 살더라도 가끔씩은 주변을 돌아보며 숨겨진 뒷이야기들도 궁금해하는 여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