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특히나 아무 힘이 없는 소시민에겐 참으로 위안이 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끈 미드의 열풍속에서 몇몇의 서구식 과학수사를 하는 드라마들이 선전했는데, 이전의 <수사반장> 등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학수사"라는 새로운 개념의 수사방식을 일반인들의 머리속에도 남겨놓았다. 아마 잘은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 배운 것도 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이 책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저자는 미드 <CSI>의 길반장님처럼 곤충학을 전공한 법의학자이다. 그러다보니 책의 1장에서는 시신들이 보여주는 현상과 체절동물을 다루고 있다. 자연의 환경에서 모든 사체는 썩는다.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사체가 자연적인 죽음이 아닌 범죄의 대상이었다면, 그 당연한 현상으로 인해 증거들이 사라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때에 사체를 분해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상 차례대로 방문하는 곤충이야말로 법의학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반인으로서는 참 끔찍한 일이지만, 피해자들과 정의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2장에서는 유전자 감식을 통해 범인을 잡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 실제 범죄현장에서 유전자 감식이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어 사건을 해결하는지를 알려주어 매우 흥미로운 장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DNA감식의 미래가 어찌될까에 대한 저자의 전망도 있었는데, <1984>의 빅브라더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어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다. 안전과 자유는 양립되기 어렵겠지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회의 발전과 함께 적절한 수준에서 유지되기를 바랄 뿐이다. 3장에서는 낡은 범죄생물학을 이야기하면서 인종개량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차라리 1장을 좀더 길게 실어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독일인이다보니 히틀러의 잘못된 생각으로 인한 범죄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가 보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발상으로 끔찍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지만, 반성하지 않는다면 되풀이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힘을 가진 존재가 제대로 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고, 좀더 과학이 발달한다면 좀더 안전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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