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라 - 와세다 대학 탐험부 특명 프로젝트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강병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 <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라>는 내가 읽은 다카노 히데유키의 4번째 책이다. 처음 그의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전에 읽지 못했던 류의 책이고,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이라는 느낌이 딱~ 하고 온 몇 안되는 작가중 하나라고나 할까. 정말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참을 수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까지 읽은 그의 책이 모두 만족스러웠던 것처럼 똑같이 재미있던 이 책은 우리나라에 번역출간된 그의 전작들에서 간간히 언급되던 콩고의 괴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기록한 책이다. 그는 참으로 대단하다.

 

..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무엇인가 미지의 것을 찾아 먼 곳으로 떠나는 꿈을 꾸어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집주변의 말 잘듣는 어린 것들(^^)을 모아놓고 아파트단지 뒷편의 철길 너머엔 무엇이 있을지 떠나보자라거나, 작은 언덕너머에 있던 어느 초등학교는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긴다던데 이번 장마철에 가보자라거나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은 기억이 있다. 물론, 대다수의 일들은 실행 전에 저녁밥을 먹으러 집으로 가야했다거나 나름의 용기부족으로 대부분 무산되었었다. 그러나 언젠가 몇몇 아이들과 철길 너머로 다녀온 일은 어슴프레 기억속에 남아 그때 따온 토끼가 먹는다는 아카시아 잎은 지금도 떠올릴 수 있다. 그런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는 작은 모험을 떠나보곤 하지만, 대학생이나 되어서 단지 어디선가 주워들은 먼 아프리카 대륙 깊숙한 오지의 호수에 사는 괴수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보통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 책을 읽으면서 참 감탄했던 것중 하나는 여행을 떠나기 위한 그들의 조직적인 준비과정이었다. 각각의 책임을 나눠서 기업들로부터 전자제품을 협찬받기도 하고, 아프리카에서의 의사소통을 위해 프랑스어와 현지어를 공부하기도 하고, 현지를 미리 탐사한 여행기를 읽기도 한다. 정말 이정도면 웬만한 국가적인 탐사여행수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기획이 너무나 어처구니 없이 충동적이었던 것에 비해 너무나 체계적이고 확실한 준비과정은 무척 대비가 되면서도 정말 탐사여행은 이래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힘든 콩고여행과 생각지도 못한 현지인들과의 충돌, 견디기 힘든 날씨와 갖가지 병들은 언젠가 읽었던 2차대전 종전후에도 아직도 전쟁중인줄 알고 수십년간 밀림에 숨어살다 발견된 일본군이 떠오를 정도였다. 그사람도 이렇게 살아남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생존' 그 자체를 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중인 분들과, 이 뜨거운 여름 모든 생각의 끈을 놓고 함께 무벱베를 찾아 떠나고자 하는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개인적으론 인간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얼마나 주변에 여유로울 수 있을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앞으로도 다카노 히데유키의 책이 더 많이 한국에서 번역출간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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