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우산을 펼치다

마음속 우산을 펼치다 - 세상으로의 외침, 젊은 부부의 나눔 여행기!
최안희 지음 / 에이지21 / 2008년 7월

.. 언젠가부터 인도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실 이전에는 인도여행은 뭔가 세상사에 초탈한 도를 닦는 사람이나, 고생하려고 작정한 사람이나 가려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점차 인도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변에서도 인도를 다녀온 이들이 많아졌다. 내가 아는 이들 중 인도여행을 다녀온 이들을 몇 명 꼽으라면 직장생활을 하다 회사를 관둔 틈에 아는 동생과 함께 몇 달간 여행을 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있고, 도자기공방에서 만난 비슷한 또래의 30대초반 젊은 주부 두 명도 있다. 다들 인도에 대한 어느정도의 환상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너무나 평범한 이웃들이다. 그저 인도를 다녀오겠다는 짧은 말만 남기고 몇 달씩 다녀와서는 고생하기도 했지만 너무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다음에 또 가고 싶다고 다들 이야기를 하곤 했다.

 

.. <마음속 우산을 펼치다>는 그런 내 주변의 이들처럼 평범한 젊은 부부 한 쌍의 이야기이다. 모두들 그렇게 사는 것처럼 사회에 적응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속에 머물다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인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함께 여행을 떠난 이들은 크게 싸우거나, 친한 친구가 되거나 하게 된다. 몸이 힘들면 마음도 여유가 없어지는 것. 선진국도 아니고, 기후조차 낯선 곳에서는 더욱 감정적인 대립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심스럽지 않을까 싶은 곳인데 책의 저자인 부부는 그러한 곳에 함께 가서 함께 여행하고,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을 만나고, 봉사를 하는 일들을 함께 한다. 책 속에서 부부가 만나는 사람들도 좋았지만, 특히 두 명이 서로 의지하고, 타협하고 함께하는 모습들이 예뻐서 책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 이제까지 여행기를 많이 보았고, 잘 찍은 사진도 흔한 세상이 되었지만, <마음속 우산을 펼치다>는 참 잘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책장 한장 한장도 무척 신경써서 배치한 것 같고,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진들도 보통의 여행기에서 볼 수 있는 그저 잘찍은 사진이라기보다 부부의 여행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라 좋았다. 어쩌면 인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나도 한 번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은 이런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니 각자의 인생에는 하늘을 떠도는 구름처럼 그저 이리저리 세상사에 밀려다니기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어느 순간 자신의 두 발로 버티고 서서 자신이 원하는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용기가 필요한 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