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1 - 투사편, 인간의 운명을 가를 무섭고도 아름다운 괴수 판타 빌리지
우에하시 나호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 <야수>는 <천공의 성 라퓨타>,<모노노케 히메>등의 동양적인 판타지로 한국독자들도 매혹시켜온 일본의 판타지문학소설이다. 처음 소설을 본 느낌도 확실히 이전에 읽어왔던 서양적인 판타지물과는 달리 무엇인가 우리나라 사람들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정서를 담고 있는 동양적인 바탕이 있어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었는지도 모르겠다. 판타지 소설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가장 대단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의 소설들이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때때로 일부 뛰어난 작가들이 현실을 뛰어넘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창조한 세계는 일견 지금의 세상과 닮은 듯하면서도 또다른 새로운 세계이고, 판타지속의 세계니까 가능한 이야기겠지 하고 안심하면서 읽다보면 한편으로 지금의 현실과도 닮았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세계이다. 

 

.. 이 책에서는 투사와 왕수라는 새로운 괴수들이 등장한다. 투사는 용이나 뱀을 닮은 존재이고, 왕수는 해리 포터의 히포그리프 같은 이미지의 날 수 있는 짐승이다. 이전부터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판타지상의 동물에 대해 관심이 많았었기 때문에 왕수의 등장이 너무 즐거웠다. 주인공 에린은 투사를 키우는 투사지기 마을에서 자라 투사지기가 되고 싶어하는 소녀이다. 좀더 커서 뛰어난 투사지기인 어머니와 함께 일하고 싶어했지만, 어느날 담당하고 있던 투사중의 투사 엄니들이 전멸하는 사고가 일어나고 어머니는 그 책임을 지고 죽음을 당하게 된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에린을 살리고자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머니는 아료의 금기를 깨고 에린을 살리게 되고 그 후, 에린은 전직 학교교장인 조운을 만나 벌도 키우고 야생의 왕수도 관찰하면서 잠재된 능력을 키워나간다.

 

.. 전체적으로 한 편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때로는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때로는 현실을 떠올리게 해주어서 두 권의 책을 언제 다 읽었는지 모를 만큼 재미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과거의 망령인듯 되살아나는 위기상황들이 "하늘아래 새로운 일은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여 더욱 긴박한 느낌이었다. 또한, 비록 아료의 피가 섞였으나 엄연히 자기 손녀인 에린이 위기에 처했어도 차라리 잘됐다는 식으로 체념해버리는 에린의 할아버지를 보면서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천륜도 어기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현실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착잡해졌다. 좋은 책은 단지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평소 갖고 있던  것과는 다른 시각을 갖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야수>는 참 아름답고 재미있는 이야기이면서도 권력과 힘에 대한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다시 한번 더 고민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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