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 투명한 햇살, 올리브나무, 키안티 와인 반 병, 파스타...
필 도란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은 90년대에 인기 TV시트콤이었던 <케빈은 열두살>의 각본가이자 제작자인 필 도란의 좌충우돌 이탈리아 이주기라고 볼 수 있겠다. <케빈은 열두살>을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짐작이 갈 터인데,  당시에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드라마 시간을 기다렸던 기억이 나서 더욱 흥미를 끌었다. 이 책의 시작은 한 때 그렇게 인기를 끌면서 25년간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던 필 도란도 기복이 심한 연예계 생활에서 슬슬 은퇴할 때가 되어간다는 생각을 할 무렵 이탈리아에서 조각가로 활동하던 아내가 느닷없이 토스카나에 집을 샀다는 연락이 온 것으로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 연예계 생활이 불안해지기는 했지만 아직 완전히 은퇴하기는 아쉬웠던 주인공에게 갑작스런 아내의 이야기는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아내와 헤어지기 싫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토스카나에 도착한다. 도착해서 보니 아내가 산 집은 이탈리아 특유의 느긋함과 관청의 무심함과 이웃의 적대감으로 똘똘 뭉쳐진 다 허물어져가는 문제덩어리였고, 작가인 주인공은 '내가 토스카나를 싫어하는 11가지 이유'등을 작성하며 어떻게 하면 아내에게 집을 팔게 하고 이곳을 떠날까로 고심한다. 그러나, 우여곡절끝에 집을 수리할 수 있는 허가를 얻고 근방에 머물면서 이웃들과 교류하고 토스카나의 자유로움을 맛보게 되면서 서서히 주인공의 마음이 바뀌어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역시 주인공의 위트와 주인공의 아내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다양함이었고, 또한 사람이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곳에 정착하려면 어떠한 어려움이 있을까 하는 것을 미리 생생히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이다. 관청과 사회의 모습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낯선 지역 주민들과 새롭게 친해져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도 고심해야 되는 것이다. 물론, <케빈은 열두살>의 작가답게 시종일관 무척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그 각각의 내용들은 내가 만약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문제들이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시골에 있는 집을 샀는데, 그 집이 관청에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보험회사에서 돈을 주지 않고 미룰 때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하는 등 이런 상황엔 이렇게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또, 처음에는 좀 갑갑해 보이던 여러 상황이 극적으로 해결되어 가는 것을 보고, 나도 한번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토스카나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지금도 토스카나의 그 언덕에 가면 주인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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