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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창자 ㅣ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월
평점 :
제목도 표지그림도 살벌하다.
일본어로 '창자' 하라와타라는 별명을 가진 하라다 와타루는 우라노 탐정사무소의 조수이다.
이야기는 주로 와타루의 서술로 진행되며 제목이 명탐정의 조수를 의미하나 싶을 정도로 탐정과 조수의 이중추리 티키타카는 흥미롭다.
물론, 대부분은 탐정이 조수의 추리를 깬다.
보통의 추리소설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깊이 있게 조사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면 여기서는 사건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책의 시작부터 193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일본범죄총람에서 발췌한 7개의 끔찍한 사건들을 설명해주고 시작한다. 다마노이케 토막 살인사건
. 야에 사다 사건, 쓰케야마 사건, 세이긴도 사건, 쓰바키 산부인과 사건, 요쓰바 은행 인질사건, 농약콜라 사건들이 그것이다. 왜냐하면 소설 속에서 계속 일어나는 사건들이 바로 과거 사건들의 재현이기 때문이다.
우라노 탐정과 조수 와타루는 기지타니 마을에 연쇄방화사건을 조사하러 간다. 6명은 죽고 한명은 중상인 상태.
이 마을은 80년전에도 마을사람이 30명이나 죽은 사건이 있었던 곳이다.
사건 조사 중, 와타루는 과거 사건을 저지른 도키오의 아들 무네가 왔었다는 이야기와 무사들을 숨겨 주었다가 한꺼번에 죽여버린 패주무사의 저주이야기를 들으며 나름의 추리를 펼치지만 우라노 탐정이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여기까지 일반적인 추리소설과 흐름이 같았다면 갑작스런 우라노 탐정의 죽음부터 판타지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염라대왕이 나오고 탐정계의 레전드 고조 린도 도 나온다.
현대의 사건사고를 과거의 이야기, 미신, 환생 등의 정신적인 부분을 연결시키는 부분에서 동양적인 느낌이 물씬난다.
그리고 엽기적일 정도로 잔혹한 사건들이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는 데서 추리를 넘어 호러의 무서움마저 느껴진다.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는 장르를 넘나들고 실제 사건과 가상의 사건을 교묘히 뒤섞으며 독자들을 정신 못 차리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몰입감을 높이는 능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책을 읽는 내내, 몰아치는 서술과 추리에 두뇌가 멈출 것 같은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