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그렇게까지는 6 - 완결
이쿠에미 료 지음, 한나리 옮김 / 애니북스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 결혼, 불륜, 이혼’
이 책을 읽으면 연상되는 단어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챙겨보던 작품이다.
여자 만화다운 그림체와 은유적인 대사가 섬세하고 가끔 저릿함이 느껴지는 매력이 있어서 미츠와 아리시마의 만행(?)에 화가 났지만 결말이 궁금했기에 끝까지 읽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맨뒤에 그린 작가의 후기를 보면 ‘불륜’ 테마로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의 의도를 알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되새겨보니 담담하게 네 명의 행동과 대사를 그려나간 것이 이해되었다.

 

미츠는 두번째로 사랑한 사람과 결혼을 했기 때문에 이별이 생각보다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츠가 일하는 병원에 다니면서 먼저 말을 걸고, 데이트 신청을 하고 그녀가 삶의 전부 같았던 료타에게는 당연히 받아들이기 힘든 통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그녀에게 심한 말까지 들었으니... 료타의 상처가 걱정이 될 정도로 안타까웠다.

 

아리시마는 레이카와 딸 아코를 생각하며 자신의 결단을 행동으로 옮긴다.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고 용서를 빌고 싶어하는 아리시마와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레이카. 솔직히 아리시마의 우유부단함에 화가 많이 났다.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는 소재에 공감을 못하는 것일까. 불륜은 곧 배신이라고 생각하기에 미츠와 아리시마의 정당하지 않은 행동을 처음 봤을 땐 무척 화가 났다. 아리시마의 외도를 알고 친정으로 간 레이카와 딸을 찾아간 아리시마에게 레이카가 조용히 말하는 본심은 마음을 저릿하게 했다.

 

미츠에게 생각지도 못한 문자를 받은 아리시마는 곧바로 답장하지 못했지만, 끝내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이토록 간단하고 시시하게 정리될 사이였다니.... 참 허무했다.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료타의 이야기를 그린 사이드 스토리가 담겨 있다.
미츠와의 결혼 생활을 시작한 집에 누수 사고가 일어나고, 윗집 남매들과 안면을 트게 되는데 남매는 미안한 마음에 료타에게 와인을 선물하다가 함께 술자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왠지 료타의 삶에 변화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짧은 번외편을 읽고 료타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는 거지!

 

이렇게 네 남녀는 혼란과 후회, 깨달음에 버둥거리며 허우적대다 각자의 선택을 하고, 결말을 맺게 된다. 미츠가 아리시마를 우연히 다시 만났을 때 그녀의 마음은 봄바람처럼 설렜고, 끝내 홀로서기를 하게 됐을 때엔 가을바람처럼 공허함이 느껴졌다.

 

만남, 사랑, 헤어짐은 모든 인간들에게 해당되는 공통점이기에 이 만화를 끝까지 보면서 주인공들의 변화를 지켜보고 싶었다. 왠지 현실에서도 있을 만한 소재라서 다양한 감정을 일으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가 그린 또다른 만화들은 어떤 매력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번엔 조금 밝은 사랑 얘기를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