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조막손
선천성사지장애아부모회 지음, 고향옥 옮김, 노베 아키코 외 그림 / 우리교육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젤 먼저 든 생각은 왠지 슬플 것 같다는 거였다. 엄마의 손을 꼭 쥐고 눈물을 흘리는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장애를 갖고 있어 슬퍼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남들과 다른 신체적 차이를 갖고 있지만 남들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렸을 때는 남들과 다른 신체적 차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자신은 별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유치원이나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다른 아이들의 놀림이나 차별적인 대우를 받게 되면 그때부터 달라지게 된다. 왜 나는 남들과 다르지, 나만 왜 이럴까 하는 생각에 고민하고 가슴 아파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밝고 씩씩했던 아이들이 소심해지고 주눅 들게 되는 것이다.  

삿짱은 엄마놀이를 하려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싸우게 된다. "넌 엄마 못 해! 손가락 없는 엄마가 어딨어!"라는 친구의 말에 화가 난 것이다.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삿짱! 이 책에서는 상처 받은 아이의 마음을 부모님들이 어떻게 다독여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삿짱의 엄마는 울고 있는 아이의 순간적인 감정을 위로하기 위해 듣기 좋은 얘기를 해주기 보다는, 아이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솔직히 얘기해 준다. 그리고 삿짱의 지금 모습 그대로가 얼마나 소중하고 예쁜지도 말이다. 그리고 아빠도 삿짱의 손을 꼭 잡고 걸으며 삿짱이 자신의 손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이 되는 말을 해 준다. 그리고 부모님의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말과 친구들, 선생님의 진심어린 행동은 삿짱을 다시 씩씩하고 밝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 주었다. 남들과 '다름'으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슬기롭게 극복해 낸 것이다. 이런 삿짱의 모습은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또한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해 준다. 우리는 정말 나와 다른 타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아무런 편견 없이 그 모습을 받아들였을까? 우리도 삿짱의 유치원 친구들처럼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적은 없었을까? 하고 말이다. 

아직은 순수한, 그래서 타인에 대한 편견이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장애'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사회적인 분위기와 어른들의 시각에 의해 키워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린아이들은 '장애'가 뭔지도 잘 모르고, 그것에 대해 아무런 편견도 없다. 그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해 가면서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갖기 전에 이런 책을 통해 '장애'를 '차별'이 아닌 '다름'으로 인정해 나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뒷표지에 있는 '손가락 없이 태어난 다나카 지카나'가 쓴 시는 이 책의 메시지를 무엇보다 잘 보여주고 있다. 삿짱의 이야기와 다나카의 시를 통해 우리 아이들도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진정으로 멋진 사람이 되길 바란다.    

내 손    

선생님,  
제 손에는 추억이 있어요.
아기 때는 말이에요,
"나는 왜 주먹이랑 가위랑 보가 안 돼?"
하고 물었어요. 
달느 친구들 손이랑 달랐으니까요.
그래도 이것은 내 손.
친구 손이랑 바꿀 수 없어요.
소중하게 지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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