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을 마흔에 다시 보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나는 아직 마흔은 아니다이제 서른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하지만 나 역시도 가끔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을 다시 넘겨보며 세상을 보는 시각이 이만큼 바뀌었구나하고 생각한다.

특히 반가웠던 건 차라투스트라에 관한 내용이었다작가의 말대로 “뼈가 휘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 나는 차라투스트라를 보고 비로소 웃을 수 있었”던 청춘의 기억을 다시 불러본다절망을 입에 달고 다녔던 그 시절에 책 읽기는 마음에 무겁게 가라앉은 짐을 내놓는 출구 같은 것이었다그때 나는 차라투스트라를 철학으로 읽지 못했다아니 그걸로 무얼 사유한다는 것 자체가 벅찬 일이었다다만 삶을 단번에 꿰뚫어 통찰하는 자만이 할 수 있을 법한 날카로운 시어들이 와서 의지를 불태우고 간 건 아니었나 싶다.

오랫만에 다시 이 책으로 다시 차라투스트라를 만나게 되었다도저한 절망에서도 '긍정이라는 축복'을 길어낼 수 있었던 그 힘으로 지금 다시 나태한 내 삶을 돌아보는 것이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는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된 경우다작가의 말대로 차라투스트라의 어조를 닮은 글이 마음을 후빈다고통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예언자'은 이런 식으로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번민을 조용히 가라앉힌다.


우리 방랑자들은항상 보다 외로운 길을 찾아가는 우리들은하루를 끝냈던 그 자리에서 다음날을 시작하진 않는 것을그러므로 어떤 새벽도 황혼이 우리를 이별했던 그곳에서 우리를 찾아내지는 못함을.”

<고별에 대하여>


언제고 시간 나면 읽어보리라 했던 책들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작가가 뽑아낸 책들의 정수들을 읽으며 '내 마흔의 서재'를 꾸밀 상상을 해본다다시 책이 삶을 이끌어줄 때가 온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