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양장)
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 이강국 감수 / 글항아리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세계적으로 가장 이슈가 된 책이니 달리 말을 덧댈 필요가 없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수윤 옮김 / 정은문고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책 좋아하는 사람을 넘어 소위 장서가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
과부 마음은 홀아비가 아는 거죠. 이해받지 못한 자가 이해받을 때의 가슴 뭉클함.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해. 인간은 본래부터 아무것도 아니고, 사실은 다만 사실일 뿐 슬퍼도 기뻐도 할 필요 없는 거야. 네가 소설에서 현실을 슬프게 그렸다고 해서, 정작 그 현실이 슬퍼지는 일은 없지. 중요한 건, 그러니까 정말 중요한 건, 현실을 공평하게 그리면서, 인간이 자기가 놓인 위치를 어떻게 넘는가 하는 거야. 염승숙, 「청색시대」, 『그리고 남겨진 것들』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괜찮아 사랑이야 - 드라마 에세이
노희경 극본, 김규태 연출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은 없다, 부터 백번 양보해서 영원한 사랑은 없다, 같은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견해부터

사랑밖에 난 몰라, 부터 사랑만이 구원이다, 같은 사랑지상론자나 사랑예찬론자까지

사랑에 대한 정의나 의견은 매우 다종다양하다.

 

자기는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으면서도 딸에게는 결혼을 권하는 엄마들의 모순된 논리는 나는 사랑을 못했지만 너는 사랑을 해라는 일갈로 정리 가능하다.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바람둥이가 박애주의자로 돌변하기도 한다.

사랑이 없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 역시 한편으로는 운명적적인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현재의 낭만적 사랑과 결혼의 결합이 근대 이후의 것이라는 역사적 평가와 무관하게 누구나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꿈꾼다. 그것이 사랑을 하는 것이든 사랑을 받는 것이든.

 

내가 불행해진 건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람들도 종종 만난다.

이것은 쉴새 없이 상대를 바꾸며 소위 프리섹스를 하는 사람들이 대개 내세우는 논리이다 

 

이처럼 우리 주위엔 사랑과 관련된 많은 담론들이 존재한다.

다종다양한 사람의 수만큼이나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랑도 무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 그리고 제대로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대체로는 사랑에 병들어 있는 것은 이 까닭이 아닐까?

 

누구나 사랑을 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랑만큼 쉬운 게 없지만

아무나 사랑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랑만큼 어려운 게 없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우리 시대의 사랑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이런 저런 방식으로 사랑을 한다.

물론 여기엔 남녀간의 사랑뿐 아니라 부모나 형제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도 포함된다. ,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괜찮아, 사랑이야>를 사랑에 서툰 사람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도 끝까지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로 정의내리고 싶다.

 

전생을 믿지 않는다면 누구나 처음 사는 생이고, 따라서 모든 것에 미숙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나의 연약함과 서툼을 상대방이 있는 그대로 받아주기를 바라면서도 상대방은 완벽한 사람이기를 원한다. 그도 나처럼 모든 것에 미숙할 수 있다는 것을 종종 간과한다.

그러나 내가 부족한 것처럼 그 사람 또한 그런 사람이고, 결국 그런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이라는 것을 한다.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도 그 자체로 완벽하거나 영원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것에 실망하거나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끝까지 보듬고 품을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 가진 힘이자 위대함이 아닐까? 상대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품어주면서 내가 성장하는 과정,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결국 자기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만든다. 사랑은 세상을 향해 점점 확장되면서 동시에 자기 내면 깊숙이 파고 든다.

 

종종 그런 사람들을 본다.

스스로는 그럴싸한, 완벽한 여성인 것처럼 포장을 하지만, 들여다보면 남편이나 아버지, 오빠의 그늘 아래서 기거하는 사람들.

그들이 남자에게 바라는 건 완벽한 보호이다.

 

그들이 어떤 말을 하건 그게 위선이고 가짜가 되는 건, 그들은 인간이길 포기하고 스스로 여성이길 선택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사람들이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결정적일 때 나는 여자니깐.’ ‘너는 남자니깐이라고 관계를 규정한다면, 그 사람이 하는 사랑이 온전하거나 평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아주 운좋게 희생적인 남자를 만나서 그 울타리 안에서 평화롭게 지내며 그게 사랑이라고 믿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사랑이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적인 관계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해수에 깊이 공감하고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 것은 그녀는 적어도 스스로의 사랑을 선택할 만큼 용기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었다는 것.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면 무엇이 우리의 전부가 될 수 있을까?

온 힘을 다 해 사랑하라. 머리 굴리지 말고. 계산기 두드리지 말고.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 책상은 'ㅅ'자 모양이에요. 그 가운데에 의자가 들어가고, 책상이 양날개처럼 펼쳐져 있는 형태랍니다.

그래서 방의 왼쪽 모서리에 책상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책상을 중심으로 책장들이 학익진처렴 펼쳐져 있어요.

책장의 왼쪽과 오른쪽으로도 일감과 책들이 수북한데, 그건 처참해서 차마 못 보여주겠고...

그러니깐 저기는 'ㅅ'자 모양 책상의 꼭짓점에 해당하는 부분이에요.

 

자, 그럼 하나하나 설명드릴게요.

 

1. 보시다시피 동양화 한 점이 있습니다. 묘어도라고 되어 있듯이, 사진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물고기 그림도 있어요.

백인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받았는데, 저렇게 그림에 나비와 고양이가 있는 건 무병장수를 의미한대요.
모란꽃은 부귀영화를 의미하구.

잉어는 출세 또는 다산과 장수를 의미한다고 하구요.

그러니깐 저 그림은 참... '좋은 그림'인 셈이죠. 저 동양화를 선물한 친구의 마음이 고맙더라구요.

나보다 더 동양화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신기하구.

 

암튼... 원래 저 자리엔 엄마 돌아가실 때 받은 꽃바구니가 일년동안 차지하고 있었어요.

차마 버리지 못하고 일년 내내 두고 보다가 1주기 추모식 끝내고 며칠 지난 후

마른 꽃들만 똑똑 따서 유리 꽃병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버렸어요.

그 뒤로 꽤 오랫동안 저 자리가 휑-했는데 친구가 선물한 저 그림을 저 자리에 두고, 볼 때마다 위로를 얻어요.

 

2. 앞에 있는 건 가죽 장정한 책 모양의 수납함인데(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멋져요),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서 받은 엽서와 편지를 모아두고 있어요. 특히 한국에서 온 엽서나 편지들은 귀한 보물이지요. 선물을 포장한 리본이며 포장지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아 놓고 있습니다.

원래는 엄마 돌아가신 후 그동안 엄마한테 받았던 편지들을 모을 생각이었는데,

그러다가 점점 확장됐어요. 기분이 다운되거나 힘을 받을 필요가 있을 때 저 안에 든 편지나 엽서들을 하나 하나 꺼내봅니다.

 

3. 그 앞에 있는 건 MP3CDP.

미국와서 가난한 유학생활 내내 가장 위로가 되어주었던 친구예요.

결혼 전엔 라면도 못 끓였었는데, 남의 나라에서 살면서 굶어죽지 않으려면 요리를 하고 살아야만 했거든요.

정말 막막했는데, 저 아이를 주방 아일랜드 위에 놔두고 제일 좋아하는 음반들을 들으면서 하나하나 요리를 배워갔어요.

음악 듣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주방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 '장금이'가 되어 있더라구요. ^^

 

집 사고 이사하면 그때 제대로 된 오디오 세트를 사려고 계획 중이라 한동안은 저 아이와 함께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깐... 10년된 아이랍니다. 오른쪽 옆으로 보면 바그너 박스세트가 보이죠?

요즘 집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음반이에요. 그 옆에 있는 건... 눈 밝은 분들만 보실 수 있게 비밀로 남겨두렵니다.

 

4. 마지막으로 왼쪽 옆에 있는 건 예전에 마음산책에서 김연수 작가 책 나올 때 함께 준 달력이예요.

그 해는 지났지만 버리지 않고 매해 같이 하고 있습니다. 짐작할 수 있듯이 김연수 작가를 좋아합니다. 물론 지금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한 셈이죠? ^^

 

5. 오른쪽에 삐죽 나온 녀석은 수선화 잎사귀예요. 심란하고 지저분한 책상이 그나마 화사해 보이는 건 수선화들 때문입니다.

노란색 수선화 다섯 대가 책상 위에 있어요.

 

책은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 책상 사진, 그래도 재밌지 않으셨나요? ^^

매일 매일 하루하루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요. 그 중심에 있는 게 바로 저 꼭짓점 부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