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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시가 된다 ㅣ 위대한 도시들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4월
평점 :
<부서진 대지> 시리즈의 N.K. 제미신.
그녀의 새로운 시리즈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위대한 도시> 시리즈라고 하며, 현재는 2부작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3부작이라는 소문이 있더군요!! 3부작이길 바래봅니다 ㅎㅎ)
작품을 읽기 전, 새로운 시리즈라고 하여 정말 많이 기대하며 책을 기다렸습니다.
<부서진 대지> 시리즈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지요.
(이 시리즈는 엄마, 언니들에게 추천해서 가족 모두가 읽었던 책입니다. SF 좋아하시는데 아직 안 읽으셨다면 강추!!)
이 소설의 내용을 대충 설명해보자면,
뉴욕시의 자치구는 살아있으며, 이 자치구의 영혼이 각성하여 화신으로 깨어납니다.
자치구당 한 명씩이니 총 5명이군요.
그러나 뉴욕시에는 도시의 화신 뿐만 아니라, 도시 고유의 고대 어둠 세력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영혼으로 각성한 5인이 도시의 수호자로 분하여 이 어둠의 세력에 맞서 싸우며 뉴욕시를 지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사실, 이 시리즈의 1편 격인 '우리는 도시가 된다' 는 도시의 수호자들에 대한 소개와 그들의 만남에 대한 스토리입니다. <부서진 대지>가 1편에서 주인공 애쑨의 어린 시절과 현재를 이야기하며 그녀에 대해, 그리고 스토리의 배경에 대해 독자에게 알려주는 것 처럼 말이죠.
'우리는 도시가 된다'는 작가의 뉴욕시를 향한 러브레터이다.
SF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나름 문학적 상상력이 좋다고 생각해왔는데...
사실, 이 소설의 초반에 의외의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뉴욕시를 가본 적도 없고 특별히 큰 관심도 없었기에... 뉴욕시를 잘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ㅠ.ㅠ
뉴욕에 브룩클린과 맨하탄이 있다는 것은 영화를 보고 알았지만... 그 외의 자치구는 전혀 모르고 있는데다, 각 자치구의 특성이라든가...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어떤 스타일인지.. 잘 모릅니다.
자유의 여신상은 알지만, 이를 구경하는 지역이 스태튼 아일랜드라는 자치구였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
그래서 두 챕터를 읽은 후 잠시 책을 덮은 후 뉴욕시 지도를 찾아봤어요.
앞서 간략 스토리에서도 말했듯, 자치구당 해당 자치구의 본질 및 성격을 반영하는 화신이 한 명씩 존재합니다.
맨해튼(매니)은 히어로물의 주인공인 듯 하고, 브롱크스(브롱카)는 창의적인 사고를 지닌 듯 합니다. 브루클린은 어딘지 모르게 독특하고, 퀸스(파드미니)는 가정적이고 다문화적입니다. 끝으로 스태튼 아일랜드(아이슬린)는 매우 서정적인 듯 한 사람입니다.
(자치구의 배경지식으로 이들의 성격을 파악해야하는데... 저는 반대로 이들의 성격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당 자치구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
뉴욕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화신들을 통해 작가인 제미신이 뉴욕시 구석구석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또 얼마나 그 도시를 사랑하는지 느껴지더군요.
더욱 재미있게 즐기려면 뉴욕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보자.
소설을 읽기 위해, 배경지식을 미리 공부해두자는 말은 조금 아이러니한 듯 하지만 ^^;;
뉴욕시를 잘 모르는 사람은 초반에 적응하기가 조금 힘이 듭니다. 반면에, 뉴욕시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SF는 약간의 상상력과 과학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아주 먼 미래를 다룬다거나 혹은 전혀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읽기 위해서는 머릿 속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할 때가 많죠. 그런데 제미신의 '우리는 도시가 된다'는 환상의 도시도 아니고, 또 먼 미래의 도시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미국의 미네소타 주의 작은 도시도 아닙니다. 글로벌한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가 모두(혹은 거의) 알고 있는 뉴욕시가 배경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의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는 세계와 장소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시의 자치구가 5개가 있다는 것을 모르던 저에게는, 오로진이 살고 있는 대지를 상상하는 것보다 실존하는 도시인 뉴욕시를 상상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
마블 시리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히어로물
1권에서 화신들은 서로를 찾아 그룹을 형성하고 악에 맞서 싸우는데, 그들이 서로 연결을 시도하는 동안, 물론 반대 세력이 그들을 막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각 화신들은 각성한 후 도시를 가로질러 화려한 전투를 벌이고 서로를 찾아 뉴욕시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마치 마블 시리즈의 한 작품이 생각나는군요.
정치적인 색채를 많이 담고있어, 나에게는 약간 부담스럽기도 ^^;
각성한 화신들 중 한 명은 뉴욕을 구하자는 제의를 거절합니다. 이 소설을 읽을 분들을 위해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소설의 배경지식을 위해 뉴욕시의 자치구에 대한 자료를 조금 읽어본 나에게는 너무 이 부분이 작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뉴욕의 자치구 중 유일하게 백인이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곳, 교외 중산층으로 잘 알려진 곳인 이 곳이 배타적으로 나오는 것은 '백인'이라는 단어와 연관된 것이 아닐까... 물론, 2권에서 함께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우게 되겠지만(?!) 백인=악당 이라는 이미지를 담고 있는 듯 하군요.
사실, 그녀의 이전 작품인 <부서진 대지> 시리즈나,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에서도 정치적 요소를 느낄 수 있었지만, 이 작품처럼 도드라지지는 않았던 기억입니다.
많은 SF 작품들이 정치적 요소를 지니고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 작품이 특별히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은 왜일까요. 이는 제미신이 이 작품에서 꽤 노골적으로 본인의 정치적 신념을 설교하는 것처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 읽는 즐거움으로는 5점 만점이었지만.... 이 부분 때문에 1점 감점...) 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 ^^;;
화신들의 화려한 전투를 기대하며!!
일단 중요한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명은 1편인 이 작품에서 마무리한 듯 합니다.
이제 2편에서는 악의 무리, 괴수와의 전투가 더욱 화려해질 일만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