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리작가는 [대장간소녀와 수상한 추격자]에서 주인공 소년과 소녀 홍의 이별로 아쉬운 끚맺음을 했다. 이번 소설[동학소년과 녹두꽃]은 동학농민수괴의 유골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대체 동학 때 사형당해 해골로 떠돌던 두개골은 누구의 어떤 원한을 지닌 유골일까?한많은 유골을 찾아 추적해가며 일본으로 한국으로 100여년 이상 지상을 떠돌던 유골의 원을 풀어주고자 소설을 썼노라고 작가는 말한다.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고 나라를 지키고자 사랑을 버리고 혁명에 가담하던 유골의 주인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유골은 주인공 소녀 홍을 찾아가 만날 수 있을까? 그들의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혁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이는 바로 우리의 부모 형제 아니 우리 자신이기에 시대에 희생된 수많은 영웅들이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음을 상기한다. 그럼으로 소설을 덮을 즈음 우리는 강한 느낌에 사로잡힐 것이다.이제껏 배워온 것처럼 동학이 패배한 역사인지 아닌지 스스로 알게 되길 바란다.
대장간 소녀와 수상한 추격자들: ㅡ김유철선생님 서평임ㅡ소설을 읽는 처음에는 잠시 혼돈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예상치 못했던 사고로 인해서 나 자신이 마음의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칼의 의인화라는 글의 구성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소설을 읽기 시작하다 보니, ‘궁’을 인간으로 착각했던 나로서는 글이 조금 이상한 것 같다는 오해를 했었기 때문이었다. 두어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비로서 깨달았으니 참으로 아둔한 독자라고 하겠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을 깨닫고 나자, 이 소설에 대한 흥미가 배가되었던 것 같다.이 소설은 이마리 작가의 평소 신념이 흠뻑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다. 글쓴이의 의도는 너무도 명확하다. 청소년들에게 남녀평등을 넘어선 인간의 평등과 함께 직업의 귀천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점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는 이 소설 속의 암행어사와 주인공 중의 한 명인 ‘홍’이 남장을 한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밝히는 데서도 알 수가 있다. 탐관오리를 벌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암행어사라는 중요한 직책을 가진 인물이 지혜로운 여성이라는 설정이나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홍’을 통해서 남존여비 사상으로 찌들어 있던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모두 뛰어넘고 있다. “새 시상에 새로 태어난 기분이에요”라고 고백하는 ‘홍’ 이나 “그대 같은 여인들에게서 나는 조선의 희망을 보았소”라고 말하는 암행어사의 말은 바로 글쓴이가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천주교도 탄압과 이에 따른 무수한 순교자들이라는 불행했던 우리 역사의 한 장을 소설로 풀어내기에는 무거운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멋들어지게 풀어낸 글쓴이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