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혁명
좌용진 지음 / 웅진윙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책의 내용에는 대부분 공감한다.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이로서 필요한 책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의 유아독존식의 문체는 분명 문제가 있다. 현대의학은 분명히 한계가 있고 보완대체의학이 필요한 부분도 많이 있다.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온 영양치료를 공부하면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답답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마치 이 책은 그 동안의 소외를 한풀이라도 하듯 '영양 후진국'의 정책을 비난하고 있는데 실제 저자의 모습은 책에서 비난해온 '무지한 대중들을 상대로 권위만 내세우는' 행태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기존 영양학에서 권장되는 비타민의 용량은 턱없이 적다. 하지만 지금껏 인류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인정받는' 학설이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랜 세월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엽산(폴산)이 임신중의 태아기형을 억제하고 유전적인 결함이 생길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학설은 30년 전 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최근에서야 널리 인정받게 되었다. 물론 좋은 영양성분을 더 빨리 많은 사람이 섭취하도록 알리고 보급하면 좋겠지만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에서 비교적 새로운 이론을 정책에 금방금방 반영하기는 불가능하다. 비타민 병의 라벨에 쓸모도 없는 칼로리, 탄수화물 용량을 집어 넣고 특정 비타민의 허용량을 줄여놓았다고 '영양 후진국' '국제적망신'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쓰지만 국가의 영양정책이 과학적인  근거를 못따라 가는 것은 구미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영양선진국'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 병의 라벨에도 칼로리, 탄수화물 용량은 다 표시되어있다.

한편 '최고의 비타민 전문가'가 쓴 책치고는 오자와 사소한 뒷마무리가 아쉽다. 특히 영문 철자와 밀리그램mg과 마이크로그램mcg이 잘 못쓰인 곳도 있는 등 서두른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아무리 세태가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과 상업적인 마인드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특히 저자처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앞서 가는 사람일수록 점잖고 쉽더라도 학구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문체를 쓰는 것이 자신의 주장도 더 인정 받고 품위도 잃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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