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나오는 모자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32
캐리 페이건 글, 듀산 페트릭 그림, 김선희 옮김 / 책과콩나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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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 '이야기가 나오는 모자'는 차분하고 조용히 이야기가 흘러간다. 어느새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고, 마침표와 함께 책을 덮으면 그 무엇보다 끈적끈적하고 행복함이 마음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떤 특별한 상황과 무리한 줄거리를 두르고 달려나가지 않고, 그저 넌지시 어린이 독자들의 생각과 감성을 마음 밖으로 도출시키게끔 내용이 잘 짜여졌다. 게다가 그림또한 그 내용에 걸맞게 페이지마다 잘 실려 있어서 어린이들이 책의 핵심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저자는 어린이책 작가로써 캐나다에서 수상 경력까지 있는 작가이고, 그린이도 '아무도 듣지 않는 바이올린' 외에 많고 좋은 어린이책 속에 그림을 담아 왔으며, 그로인해 그 역시도 그로인해 수상도 한 경험이 있다. 그런 어린이들의 감성과 세계를 담고 사는 두 명의 작가가 힘을 합치니, 이처럼 마음을 흐믓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어린이도서를 완성시킨 게 아닌가 싶다.

 

 

이야기를 만드는 할아버지와 공놀이 하는 소년 레오, 그리고 이야기 속 친구들, 마지막으로 등장한 여자친구 소피까지 등장 인물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의미는 상당히 깊고 의미 있다. 요새의 우리 어린이들은 순수함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해맑은 미소거리를 구하지 못하곤 한다. 그런 소재거리가 예전에 비해 너무 많이 떨어져 있다. 이렇게 순수하고 마음을 동요시킬 수 있는 동화책을  어려서부터 많이 읽어나가야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좋은 대인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삶에 옳곧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라는 말을 현재 우리 아이들이 들어보기는 했는지 궁금하다. 핵가족화되어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늘 이야기 보따리를 짊어지고 사시는 멋진 할아버지로부터 우리의 주인공 레오가 빈의자에 동참해 앉아 둘이 오붓하게 상상을 하나로 엮어나가는 과정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물질만능주의의 세계에 살아가지만, 그 보다도 마음이 행복해지고 즐거운 일은 물질이 아니라 함께 즐거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레오가 벽에 던져 튕겨나간 공을 순수한 여자친구인 소피가 받아서 결국 둘이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오붓하게 빈 의자에 앉아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을 이어나가며 이 이야기를 마치게 되서  독자 입장에서도 너무 기분이 좋고 여운이 남는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어떤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저자와 그린이가 독자들에게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해주지 않았나 싶다. 아주 좋은 어린이 도서라 생각되며, 이 도서가 아무래도 어른인 내게 책꽂이 한 편에 앉아 두고두고 소장되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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