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수치는 대인관계 속에서 생겨나 결국 내면화되기 때문에 유아의 자기는 외적 사건이 없더라도 스스로 수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눈이외부 대상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안쪽으로 돌려 내부의 자기를 응시하는 것이다. 수치를 경험하는 성인에게 이러한 실패 상황의 경직은 어떻게드러날까? 그는 결국 눈에 의해 돌처럼 굳는다. 118쪽

우울은 엄마를 매우 불안정하고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으며, 이 때문에모아 사이의 지속적 관계 확립이 방해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엄마는아이를 낳으면서 자신의 신체 일부를 잃어버렸다고 느끼며 산후 우울증을겪는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해결되지 못한 자신의 불안과 우울 때문에 엄마는 자신과 비슷하지만 더 원초적인 유아의 불안과 우울을 견뎌내지못한다. 엄마의 상실,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가지지 못했다는 무력감이 유아를 침해하면서 유아는 수치를 느낄 수 있다.

수치는 얼굴을 맞댄 마주침에 대한 반응이다. 이 때 주체는 자신을 관찰하는 타인과 주로 시각적으로 접촉하는데, 상대에게 자신의 자기개념을투사하고 스스로 대상이 된 것처럼 느낀다. 그리고 이를 가장 정확하게 묘사한 사람은 사르트르 sartre(1956) 였다. "타자는 나와 나 자신 사이를 매개하는 필요불가결한 존재이다. 나를 타인에게 내보일 때 나는 스스로 수치를느낀다. ... 수치는 그 본성상 인식이다. 타자가 나를 볼 때 나는 내 존재를인식하는 것이다" (p. 302). 그는 수치를 타인의 시선이 일으키는 정서로 정의했으며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수치는 타자 앞의 자신에 대한 수치이다.
타자와 자신이라는 이 두 구조는 분리가 불가능하다" (p.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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