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 그리고 그 속에 거주하는 ‘친구들’의 삶과 감정들로 창조되는 수많은 세계에 우리 자신을 몰입시킬 수 있는인지적 인내심을 서서히 잃어간다면 결국 많은 것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영화와 영상으로도 그런 몰입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글로 명료하게 표현된 타인의 생각 속으로 들어갔을 때만큼의 몰입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젊은 독자들이 다른 누군가의 생각과 느낌을 접하거나 이해해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평소에 자신이 알고 지내는 무리나 가족 외의 사람들과는 공감의 느낌이 단절되기 시작한 나이 많은 독자들에게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럴 경우에는 십중팔구 자신도 모르게 무지와 공포, 오해에 이르게 됩니다. 그것은 호전적인 형태의 불관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그렇게 되면 다양한 문화의 시민들을 위한 나라라는 미국의 본래 이상은 변질될 것입니다.

가장 깊은 형식의 읽기 능력을 개발한다고 해서 그런 비극을 모두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위험한 공해空海를 건너는 무고한 무슬림 어린이가 됐든, 보스턴 마이모니데스 스쿨 출신의 무고한 유대인 소년이 됐든, 나와 다른 이들을 상대하는 대안적인 공감의 방식을 모색해야만 할 다양한 이유들을 깨닫게 됩니다.

MIT의 셰리 터클 교수28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새라 콘래스Sara Konrath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젊은이들의 공감 능력은 40퍼센트 감소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10년 사이에 말입니다. 터클 교수는 젊은이들이 온라인 세상을 항해하느라 현실 속의 대면 관계를 희생시킨 것이 공감 능력을 급감29시켰다고 해석합니다. 기술이 사람들 간에 거리를 만든다는 거지요. 그 결과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개인적 정체성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생각까지 바뀌고 있습니다.

공감은 타인을 동정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훨씬 더 중요하게는 타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도 관계합니다. 문화가 점점 세분화되고 연결성은 증가하는 세계에서는 필수적인 기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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