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코를 박고 앉아 있기 일쑤니까요. 민친 선생님, 이 아인 책을 읽는 정도가 아닙니다. 계집아이가 아니라 꼭 걸신들린 늑대 새끼처럼 굽니다. 늘 책에 굶주린 아이처럼 새 책만 보면 게걸스레 읽어치워요. 어른들이 읽는 아주 크고 두꺼운 책도 마다하지 않고 영국 책이든 프랑스 책이든 독일 책이든, 역사책이든 전기든 시집이든 닥치는 대로 읽습니다. 그러니 지나치다 싶을 땐 아이를 책에서 떼어놓으세요. 로튼 거리에서 조랑말을 타게 하거나 나가서 인형을 사도록 해주세요. 인형 놀이를 더 많이 해야 할 나이니까요."

이윽고 두 사람은 진짜로 에밀리를 아동복 가게로 데려가서 사라 것 못지않게 화려한 옷가지들을 꼼꼼히 골랐다. 레이스 원피스도 사고, 벨벳 원피스와 모슬린 원피스, 모자와 외투와 예쁜 레이스 장식이 달린 속옷, 장갑과 손수건과 모피 손 토시도 샀다.

값비싼 모피로 테를 두른 벨벳 원피스, 레이스 원피스, 자수 원피스에, 낭창낭창 멋스러운 타조 깃털이 꽂힌 모자며 어민7) 모피 외투와 손 토시며 장갑과 손수건과 실크 스타킹 따위의 자잘한 물건들이 가득 찬 상자도 여럿이라, 커다란 눈에 위엄이 서린 저 이상한 계집아이가 아무리 못해도 외국의 공주가 틀림없다는 둥 인도 라자8)의 어린 딸일지도 모른다는 둥 계산대 뒤에 공손하게 서 있던 젊은 여점원들은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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