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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평점 :
요근래 마구마구 추천을 날리고 있는 책이다.
리영희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이런! 분이시란 것을 참으로 처음 알았다.
예전에 대학을 다닐 때,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교수님이 물었다.
나는 통일 비용, 사회 혼란 등, 통일은 해야 할 것 같은데 문제점이 더 많지 않나...
솔직히 그런 걱정이 많이 들었다.
그때 교수님이 우리나라만의 철학이 발전되기 위해선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 순간 아하! 하며 고개가 끄덕거려 졌었다.
우리는 공산주의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없다.
지난 20세기 냉전을 좌우했던 한 부분에 대해 21세기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공산주의에 대한 터부때문에, 북한이 있기 때문에
삶의 기초를 쌓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제대로 장단점을 얘기할 수 없는,
절름발이 환경에서 얼마나 자유로운 철학이 나올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지금 한 부분이 구멍이 크게 뚫려 있는 것이다.
그 구멍을 알고 나서 부터, 처음으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태어났다면
나의 사고도 조금더 폭넓어지지 않을까, 상상해 보곤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나의 사고를 늦었지만 넓게 만들어 줬다.
세계 패권 국가를 자처하는 미국의 추악한 뒷 모습도.
그리고 미국, 즉 자국의 이익을 위해
20세기에 수많은 독재 국가를 지원한 미국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 우리 나라가 휩쓸린 과거의 역사들을
냉철한 지식인의 소화된 언어로 접할 수 있었다.
조국을 사랑하는 만큼,
조국의 역사를 남의 나라 역사만큼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런 역사 교육이 일천하다.
통일이 되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공기를 바꾸는 것이다.
누구는 사회주의를 지지하고,
누구는 공산주의를 지지하고,
누구는 자본주의를 지지하고,
그 속에서 삶의 방향을 다채롭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자유로운 공기가 가득한 우리나라는 언제쯤 올까?
이렇게 냉철한 리영희 선생님 같은분이 역시 나의 이상형.
사실... 리영희 선생님의 부인이 더 대단하시다.
그 힘든 세월을 가난하게 견뎌내셨다니.
게다가 시위도 하다가 15일 구류도 살으셨다니. 하하.
가감없이 자신의 모자란 면을 정확한 언어로 서술하시는 리영희 선생님도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삶을 마주하는 고고한 선비같은 자세도 놀라웠고.
나는 그 시대(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학생 같은 거로 살아가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다.
지나치게 열심히 운동해서 고문 받으며 변절자가 되거나,
완전히 외면하고 살면서 마음엔 죄책감이 그득그득 쌓였거나.
그러지 않았을까?
어쨌든 두 길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ㅜㅜ
이번에 현대사 공부 제대로 했다.
우리는 윗세대들에게는 빚이 있다.
지금도 물론 더 교묘하고 만만치가 않아서 쉽지 않은 시기이지만.
리영희 선생님 오래오래 사셔야 하는데.
그리고 왜!
이러한 언론인은 안 나오는 거야?
흠... PD 수첩이 하고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