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사
쿠르트 프리틀라인 지음 / 서광사 / 199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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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철학을 공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철학의 사적(史的)인 흐름을 좇아가면서 철학적 논변들을 섭렵하는 방법이 있다. 철학이 무엇인가에 관해서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철학에도 역사가 있었고, 철학의 전개 역시 역사적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세상의 어떠한 철학 사상이든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없으며, 모두가 철학사의 유기적인 연관 속에서 발생해 왔던 것이다. 또한 어느 특정한 철학자나 철학 사조를 탐구할 때에도 그들 자체 내에서의 공부보다는 철학사의 유기적인 체계를 연상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런 이유로 철학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역사적 접근 방식은 아직까지 가장 유용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선택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이 책은 철학의 입문서로서 아주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옮긴이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철학사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질서있게 정리하면서 각 사항이 지니는 의미를 명백하게 드러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각 장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문제와 답을 검토하면서 본문의 내용을 상기하고 음미한다면 철학의 맛에 흠뻑 빠질만 하다. 마치 수험 문제를 풀어보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철학서적을 구성하는 것이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이것은 이 책이 철학에 대한 자습서의 의미를 가짐을 나타낸다.

물론 철학을 함에 있어서 '자습'이라는 것은 그리 훌륭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철학은 다양한 견해의 대립과 논증, 그리고 반박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작업이라고 할 때 '혼자서 철학함'이라는 것은 권장할만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철학사의 가장 중요한 맥락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가져주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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