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철학 여든까지 - 고려원철학광장 5
리프맨 외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어린이와 철학 교육'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10여명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철학의 목표를 제시하는데 있어서 대개의 철학 교육 저작들은 현대 철학자들만의 글을 폭격하듯 쏟아 놓은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경우는 로크와 페스탈로찌 등 고전과 교육학에서도 그 근원을 찾음으로써 그 깊이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반면에 이 책 역시 어린이 철학 교육에 관한 다른 서적들과 마찬가지로 '철학과 발달심리학의 대결'을 담고 있다. 대표적인 철학교육론자인 매튜스는 특히 이 책의 제 3장에서 피아제와 콜버그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한다.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경험이 부족하고 일반적으로 세상에 대한 정보를 결여하고 있지만, 그들의 철학적 판단이 통찰력, 또는 감수성, 혹은 깊이가 결여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매튜스는 심지어 유치원 이전 연령인 6세 이하의 어린이들도 이미 철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린이들도 그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 철학적 문제를 안고 씨름하고 있으며, 그들은 훌륭한 철학자라는 것을 사례를 들어 제시하고 있다. 매튜스의 이러한 연구는 철학이 어느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대중의 것임을 알려준다.

또한 이 책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것은 도덕 교육과 철학적 탐구가 결코 별개일 수 없는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음을 규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 4장에서는 논리적 무모순성의 원칙이 도덕적 행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로부터 우리는 현재 우리나라 도덕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돌이켜 볼 중요한 단서를 제공받게 된다. 우리는 어린이를 도덕 판단의 주체로서 받아들이고 함께 대화해 나갈 때 참다운 도덕 교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은, 철학이 어떤 특정인이나 연령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며, 어린이들의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는 철학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가능한 한 조기에 지도되어야 함을 나타내 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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