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우리 시대의 고전 3
로버트 노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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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私的) 소유의 정당성과 정의로운 분배의 방법에 관한 논의는 현대 정치철학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올바른 사회 구조를 규정하는 기본이 되며 국가 이론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것은 그 중요성만큼이나 좌우 극단론에서 부터 수정, 절충의 여러 이론까지 다양한 견해가 있는데, 이 책은 자유주의의 기본 입장에서 그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는 보수적 견해를 보여준다.

노직에 의하면 국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은 오로지 국민의 인권을 충실하게 보호하는 일이며 그 이상의 일을 행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이 최소한의 임무 이상의 일을 시도하는 국가는 올바른 국가가 아니다.

각 개인은 각자의 노동으로 생산한 것의 전부를 차지할 권리가 있다. 또한 정당하게 취득하게 된 소유물은 자신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줄 수 있다. 그 취득과 이전의 과정에 하자가 없는 한 그 분배는 정의롭다는 것이 노직의 견해이다. 따라서 국가가 해야 하는 임무는 개인의 타고난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과, 인권이 침해당하는 경우가 일어났을 때 그것을 바로잡는데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노동자와 사용자가 협동하여 생산된 생산품에 의하여 분배되는 노동성과의 몫은 그 분배량이 어느 정도이든 간에 자본가와 노동자의 자유 계약에 의거한 것이므로 각자의 취득은 전혀 하자가 없는 정당한 취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직은 개인의 독립성을 너무나 강조한 나머지 개인의 사회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개인의 몸과 마음이 그 개인의 소유인 것은 인정하지만, 그 몸과 마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가지게 되는 사회와의 관계는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오늘날 생산수단의 소유 형태는 대부분 집단이고 생산활동에서 개인이 기여한 부분과 사회가 기여한 부분을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노직이 최소국가의 이념을 내세운 것을 개인의 인권에 관한 보호와 확대라는 열망에서 나온 것이라고 긍정하더라도, 그의 이론이 폭 넓은 지지를 받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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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1-08-1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