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기대하지 않았다. 어떻게 철학과 소설이 접목될 수 있지 라는 의구심과 단지 소설의 외피만 입은 딱딱한 철학책으로의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 하였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면서 나의 선입견은 여지없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리스의 자연 철학에서 현대의 실존주의까지의 서양 철학의 주요 흐름과 인물에 대하여 빠짐 없이 그리고 그야말로 청소년을 위한 책답게 매우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이라는 문학장르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모든 철학사상의 설명이 소설의 진행에 매우 유익하고 필요하도록 설정된 것은 매우 독특하였다. 물론 억지로 끼워 맞춘다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 재미 있는 소설을 읽을 때의 그 기분 - 뒷장은 넘겨 빨리 결말을 보고싶은 일종의 호기심 - 까지 들게 하였다. 더욱이 소피와 철학 선생님의 존재와 힐데와 힐데의 아버지의 존재사의 관계가 밝혀질 때엔 작가의 상상력 및 버클리라는 사람의 사상의 관계 설정 등을 생각하면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 이상 야릇하게 설명하는 것을 이해하기 바람. 실재 책을 읽어 보면 무슨 말인지 확실하게 이해가 됨.어쨌든 30이 넘어서 읽었지만 철학에 처음 입문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책으로 생각된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북구의 작가 시각으로 북구를 배경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고, 동양 철학(모든 철학책이 그렇지만)이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처음 제목처럼 이런 좋은 책이 우리나라 사람의 손에 의해서 쓰여져 앞에서 제시한 문제점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 편서부터 남한편 3권 북한편 2권 모두를 읽어 보았다. 첫권을 처음 읽을 때의 그 감동이란 그리고 머리속에 그려지는 그 정겨움과 따뜻함 또 우리의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법 즉 '사랑한 만큼 알게되고 아는만큼 보인다.'는 명제에대한 공감들. 그러나 같은 작가가 쓴 다섯번째의 책을 보면서 이제는 첫권을 읽을 때의 감동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음을 느낀다. 이는 내가 가보지 못하고 쉽게 갈 수도 없어서 내가 이후에도 쉽게 느낄 수 없으리라는 관념 때문일까? 아니면 작자가 일상 속에서 바라 볼 수 있는 평상심을 잃은 상태에서 관람한 결과에 따른 시각의 입체감의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담아 오겠다는 욕심에 발로에 따른 것인지는 몰라고 이전 판들이 보여 주었던 잔잔한 감동을 주지 못한 것으로 기억된다. 일그러진 남 북한 관계에서 나타 날 수 밖에 없는 이것은 또하나의 분단의 상처이며 손실이란 말인가? 통일된 조국 산하를 아무런 부담감 없이 일상의 눈으로 체험한 작가의 새로운 답사기가 빠른 시간에 나왔으면 한다. 통일 조국의 하늘에...
다른 에콜로지 책과 비슷하게 재생용지로 만들어져서 부피에 비하여 매우 가볍고 또 쪽수에 비해서는 두꺼운 낮익은 모습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는 바와 같이 세계화라는 미명하게 세계 초국적 자본이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고 인간을 포함한 그 구성원을 어떻게 소외시키는 가를 극명하게 밝혀준다. 이와 함께 세계화의 논거가 되어 왔던 그 효율이라는 것이 실은 모두가 초국적 자본을 지원하는 직간접적인 보조금의 결과임을 증명하고 있다.초국적 자본이 주도하는 대량생산 대량 소비 사회가 결국에는 한정된 지구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밖에 없으며 결국에는 공멸이라는 결과 밖에 우리에게 줄 수 밖에 없음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대량 소비 사회는 결코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였음을 지적하며 인류가 수천 수만년 동안 자연과 조응하여 키워온 지혜가 결코 헛되거나, 미개한 것이 아니라 문명이라는 이름하에 행하여지고 있는 폭력에 대항한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도 함께 이야기 하고 있다. 아울러, 혹시 이 책에 관심이 있었다면 동일인이 지은 '오래된 미래 - 라다크에서 배운다'를 추천하고 싶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이후의 남한 현대사에 대한 진보적 민족주의의 시각이 투여된 책이다. 평이한 내용으로 고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전체적으로는 시각이 진보적이며, 민중적이라 판단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즉 21세기이며, 1990년대의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를 보았으며, 이후 세계화의 광풍이 한국사회의 구성원에게도 밀어 닥치고 직접적인 삶의 위협으로 작용하고 민족이라는 이름하에 저질러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에서의 새로운 사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물론 이 책에 나타난 강만길 선생님의 사관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거나 틀렸다거나 한다는 말은 아니다. 20세기 우리역사에서 나타난 관점은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유의미하고 가치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단지 역사를 해석하는 중심가치에 과연 민족이라는 가치가 여전히 중심가치에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민족이라는 가치보다는 인간 존엄과 행복이 중심가치로 회복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쨌든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일관적인 해석을 하였다는 점에서는 그리고 그 시각의 건강함을 견지하였다는 점에서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교과서로서 훌륭한 책이었다.
과학과 문학에 피할 수 없는 괴리는 여전히 현대 사회에도 유효한가? 그리고 그의 대안 즉 광범위한 과학 교육과 제3세계의 산업화에 의한 빈곤의 탈출은 여전히 되세길 만한 가치가 있는가? 현대의 세계는 이런 이분법적 대립각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며 더욱이 과학과 문학으로 대표될 수 없는 수 많은 분야가 존재하고 오히려 이런 각각의 전문분야 끼리의 교류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두번째의 문제는 이미 실증적으로 세계는 그의 의견의 오류를 드러내었다. 불평등을 그 근원적 동력으로 삼고 있는 자본주의 전일 체제 내에서 산업화란 새로운 자본주의 식민제 체제로의 편입에 다름이 아니며 무분별한 산업화는 오히려 인류의 목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이상과 같이 책에서의 논의가 1950년대의 자본주의가 한창 뻣어가던 시기에 쓰여진 것이라 현대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단지 이런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것의 인식에 그냥 만족하여야 할 듯.사족을 덧붙이자면, 고전의 출판 대부분은 원저자의 원문 이외에 후일 원저자의 저작에 대한 변명, 그리고 그 추종자들의 해제까지 덧붙여져 배보다 배꼽이 큰 형국이 된다. 이것 역시 공해의 일종이며 독자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아닐런지...3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