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세계 (합본)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엔 기대하지 않았다. 어떻게 철학과 소설이 접목될 수 있지 라는 의구심과 단지 소설의 외피만 입은 딱딱한 철학책으로의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 하였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면서 나의 선입견은 여지없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리스의 자연 철학에서 현대의 실존주의까지의 서양 철학의 주요 흐름과 인물에 대하여 빠짐 없이 그리고 그야말로 청소년을 위한 책답게 매우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이라는 문학장르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모든 철학사상의 설명이 소설의 진행에 매우 유익하고 필요하도록 설정된 것은 매우 독특하였다. 물론 억지로 끼워 맞춘다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 재미 있는 소설을 읽을 때의 그 기분 - 뒷장은 넘겨 빨리 결말을 보고싶은 일종의 호기심 - 까지 들게 하였다.

더욱이 소피와 철학 선생님의 존재와 힐데와 힐데의 아버지의 존재사의 관계가 밝혀질 때엔 작가의 상상력 및 버클리라는 사람의 사상의 관계 설정 등을 생각하면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 이상 야릇하게 설명하는 것을 이해하기 바람. 실재 책을 읽어 보면 무슨 말인지 확실하게 이해가 됨.

어쨌든 30이 넘어서 읽었지만 철학에 처음 입문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책으로 생각된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북구의 작가 시각으로 북구를 배경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고, 동양 철학(모든 철학책이 그렇지만)이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처음 제목처럼 이런 좋은 책이 우리나라 사람의 손에 의해서 쓰여져 앞에서 제시한 문제점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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