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 클럽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2
강영숙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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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일기_2021 #책105번
105. 라이팅클럽 (강영숙, 2010)

이 책에 대한 내 첫인상은 뭐야 이 산만한 소설은? 이었다.

중2 병 같은 작가병에 걸린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상은 습작만 평생쓰는 모녀 영인과 김작가 (주인공이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는 장면은 딱 한번인가 나온다). 제목이 라이팅 클럽이라서 그 클럽이 김작가가 영인이 10대때부터하던 계동의 글짓기 교실인가 했는데 잉? 영인이 미국에 이민갔네? 세탁소집 남자랑 결혼하다 일찍 헤어지고 뉴저지 네일샵서 일하다가 돈키호테를 읽고 감명받다가 급 한인들과 라이팅 클럽을 만드네? 오오 이제 본론 시작인가? (300쪽중 200쪽이상 진행됨) 뭐? 라이팅 클럽 발대식 밖에 안했는데 김작가가 죽을병? 영인 한국오네?
뭔가 제목은 라이팅 클럽인데 클럽 속 회원이나 그 안의 인간군상의 케미가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인 이 모녀는 그닥 호감이 아니었다. 줄곧 내게. 김작가는 철없고 영인은 현실적인 척하지만 역시 철없다. 그들의 연애, 인간관계, 커리어 는 서툴고 실패투성이다.

하지만 외모도 말투도 삶의행보도 호감의 범주에 전혀 안드는 이 모녀가 이상하게도 중력처럼 끌려오는 글쓰고 싶다는 열망. 작가가 친절하게 그 열망의 출처를 설명해 주지 않으니 내가 그 행간 속에서 영인의 마음, 김작가의 마음을 헤아리며 이 산만한 이야기는 내게 스며들었다. 영인이 계동 아주머니들의 글을 ˝레시피나 가득한 쓰레기˝ 라 해왔지만 미국서 고된 노동을 하며 살다 그 모임을 생각하며 위로를 받는다는 아이러니가 이해됐다. 그녀가 미국서 라이팅 클럽을 만들고 어느방식으로든 미국 메인스트림에서 소외되어 글쓰고싶어 견디지 못하는 그들과 한을푸는 장면은 남얘기같지 않았다. 결국 끝까지 영인이 어떤 글을 써내진 않지만 뜻밖에 김작가가 등단하게 되는 반전(?) 이 오게되자 이미 ˝그래 어디로든 튀어보렴 다 받아들이라˝ 마인드가 된 나는 함께 미소지었다.

작가가 빼곡히 설명해주지 않으니 내가 더 열심히 생각하며 그들과 함께 ˝왜 그들은, 우리는 자신만의 글을 써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게되는 소설. 그리고 전형적인 모녀상이 아니라서 김작가가 영인에게 미국이민시 건넨 편지의 내용은 이 책 속 최고의 문구인듯. (궁금하시면 책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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