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유희경 지음 / 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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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에서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 을 운영하는 책방지기이자 시인인 저자의 책방 이야기. 사실 작년부터 적지 않은 수의 책방이야기 에세이를 봐와서 제목에 혹해 책을 지른 나의 첫 인상은 아....또.... 였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며 나의 의구심은 걷혔다.

이는 책방을 지키며 손님들을, 벗들을, 사물들을, 주변 자연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깊게 사유한 저자의 시선 덕이다. 시인들 특유의 다각도로 살피고 뜯어보아야만 보이는 것들을 곱고 다정한 단어를 입고 문장이 되었을때 평범해보였던 작은 시집 서점은 내게도 특별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을 읽으며 생각난 인물은 세이 쇼나곤이었다. 얼마전 읽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서 나온 일본의 궁녀. 그녀의 철학적 재능은 주변에 있는 사소한 아름다움을 절대로 놓치지 않고, 예쁜 이름을 붙여주며 마음껏 즐거워하는거였다. <없던오늘> 속 표현을 빌리자면, 저자는 ˝음미력˝ 이 좋다. 그 음미력이 시적인 언어를 만나 저자가 풍부히 느끼는 희노애락이 좋게 전달되어, 읽으며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

위트 앤 시니컬은 이전에 온라인 책주문만 해보고 아직 가보지 못했다. 이책을 읽으니 서점에 꼭 직접 가보고 싶다.

살롱드북을 통해 먼난, 또 하나의 좋은 책.

덧: 같은 책방 이야기인데 완전 반대편의 하드보일드 하이퍼리얼리즘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고 숀 바텔의 <서점일기> 와 비교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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