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
정위.이나래 지음 / 브.레드(b.read)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은 <정위스님의 가벼운 밥상> 이지만 사실상 <정위 스님의 행복이 가득한 사찰> 같은 느낌의 책. 이 책은 헬로인디북스 이보람 대표님의 선물로 만나게 된 책인데, 사찰음식 레시피 책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단순 채식 레시피만 있는책이 아니다. 이 책은 28개월동안 기자이자 저자인 이나래 님과 취재진이 스님이 계신 길상사 를 다니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찰 음식과 실내외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에 깃든 스님만의 미학을 조미료없는 언어로 담아낸 책이다.

2010년에 처음 나온 책이라는데 요즘 한창 열올리는 제로웨이스트 와 비거니즘의 정수를 정위스님은 이미 실천하고 계셨다. 떨어진 나뭇가지들을 모아다가 컵을 받치는데 쓰고, 옷과 천은 당연히 기워입고, 버려야하는 나무토막과 돌을 적당한 사람의 손에 맡기거나 자리를 찾아줘 나무조각으로, 빨래터로 재탄생 시키신다. 당연히 식재료도 버리는게 없다. 그래서 매화 뿌린 비빔밥도, 강된장도, 오이말이국수도, 채소가득 떡국도 여느 한식집보다 맛있다.

이렇게 가진 환경내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소박하지만 멋스럽게 사는 스님의 라이프스타일이 진짜 멋쟁이 라고 생각했다. 꼭 유명 브랜드의 그릇, 식탁보만으로 공간이 멋져지지 않음을 깨달았다. 단지 공간과 소품의 조화를 고려해 작은 자수하나 천에 놓고, 귀여운 장식 달아주고, 음식의 속성과 어울리는 그릇을 매치시켜 줌으로도 그 순간의 식사가, 다과가 더 근사해질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스님은 처음엔 놀라워하며 비법을 묻는 취재진을 꽤 당황스러워 하신다. 그러다가 저자의 글에서 ˝고민해보니 아무래도 밖에 나갈때면 꼭 정갈히 색 배합을 맞춰 옷과 비녀를 고르던 어머니의 기질을 물려받은게 아닐까˝ 하셨다. (여기서 좌절감이 ㅋㅋㅋㅋ) 아....역시 업사이클링도 타고난 미적감각이 있어야 하는군 하고 타고난 곰손에 파괴왕 집안 자식은 좌절했다. 하지만 농담이고, 모든 버려질 것을 가여워하고 쓸모를 찾아주려는 마음은, 금손도 곰손도 다 가질수 있는 마음이니 뭘 갖다 버리기전에 한번이라도 더쓰고 생각해봐야겠다 다짐한다.

그리고 스님만의 감성으로 재탄생한 크림파스타, 핫케이크, 커피국수와 빙수 등은 신기했다. 커피국수는 나도 좀.... 그렇지만 크림파스타는 해볼까 싶다.

@helloindiebooks 대표님 다시한번 좋은 책과의 만남 중신해주셔서 감사해요!

덧: 정위 스님의 감각으로 버려지는 나뭇가지나 소나무에 미니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시면 얼마나 독창적이고 멋스러울까를 생각해보았다. 급 궁금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