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첫눈입니까 문학동네 시인선 151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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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알게된건 올해 초, 첫눈 내릴 무렵이다. 왠지 로맨틱한 제목 <당신은 첫눈입니까> 때문에 문학위주로 책을 파는 동네서점 sns 단골 포스트였다. 그리고 난 한 계절이 지나 두번째 계절을 앞두고 이 시집을 읽었다. 다행히도 엄청 타이밍을 잘 못 잡진 않은 듯 하다. 표제시 속 '첫눈' 은 내가 생각하던 설렘이나 포근함의 상징이 이 시집에선 아니니까.
그리고 이 시집의 주요 감성은 덧없음, 허무, 무력함 같으니까.

일단 인상적이었던건 <당신은 첫눈입니까> 시에서 첫눈은 "흩날리는 부질없음", "슬픔, 허무의 대명사", "허공과 공중의 유의어" 였다. 일반적으로 고정되있듯이 생각하는 첫눈의 감수성에 거의 정반대이다. 그래서 흥미로웠다. 잊고지낸 옛사랑 일수도, 지금은 공소시효가 지나 손쓸도리 없는 깨진 관계거나 일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허무함이 다시 휘날려오고, 뭉쳐지는 걸 눈에 비유했다.

이 시 외에도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가 하는 노력의 부질없음의 흔적도 <입구와 출구에서 생이 서로 마주쳤을때> 같은 시에서 읽혔다.
"애써 붙인 주의들이 다 떨어졌다.... 우리가 결국 무얼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그리고 신림에서의 5평삶을 "견디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잊혀질 거라고", 다소 잔인한 말을 건네는 것도..

사실 도움을 얻고자 뒤에 나온 평론을 읽었으나 더 미궁이다. 이 시인에게 부질없음과 허공을 이렇게 느끼게 한건 시대인가 개인과의 관계인가 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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