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작『검은 개들의 왕』을 통해 청소년소설의 영역이 얼마나 넓을 수 있는지 보여주었고, 『바람을 만드는 사람』를 통해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끌어올린 마윤제 작가님의 신작『8월의 태양』은 장대한 서사의 힘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움직이게 하는지 가열차게 보여주고 있다. 

 

울산으로 추측되는 항구도시 강주, 고래잡이가 성행했던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가. 청춘들은 어떻게 삶과 마주했는가. '뱃고놀이'를 통해 들끓는 청춘들의 삶을 면밀하게 추적한 걸작!

압도적인 서사의 강렬함과 처절한 존재의 고독에 대한 예리한 성찰의 힘에 굴복하여 결코 책을 놓을 수 없다.

 

8월의 태양처럼 뜨거운, 그러나 처연한 청춘의 빛을 기억하고 있다면,오래 전 청춘을 지나왔거나, 이제 막 통과했거나 곧 지나야 할 당신이라면,  그러나 아직도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당신이라면『8월의 태양』을 마주하시라고 권한다.

 

더욱더 방대하고 예리하고, 깊어진 마윤제 작가의 소설 세계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오히려 가장 힘든 상대는 눈에 보이지 않아. 그들은 어둠 속에서 우리의 두려움과 공포를 먹고 사는 괴물이지. - P138

고래는 생명의 근원이었다. 탄생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고리였고 영혼의 전령사였다. - P250

우리는 늘 이길 수 없다. 그렇지만 패배가 내 모든 걸 빼앗아 갈 순 없다. 우리의 승률은 언제나 형편없이 낮다. 그렇다고 실패한 것은 아니다. 패배는 승리를 위한 발판이다. 그 발판을 밝고 조금씩 더디게 올라가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다. - P320

이따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길을 잃었을 때, 삶의 곳곳에서 이해할 수 없는 모슨과 부당함과 맞닥뜨릴 때, 누군가에에 굴종을 요구받을 때, 또 다른 두려움과 직면할 때 그 뜨거웠던 여름날이 떠오른다. 짙은 땀 냄새, 뜨겁게 달구어진 모래, 의미가 불분명한 구호, 정수리를 태울 듯한 강렬한 햇살, 소금기 섞인 눅눅한 바람과 모든 걸 용해하는 푸른 바다가 선명하게 생각난다.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순간이 절실하게 그리워진다... - P3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